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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안이한 대응 계약직원 해고사태 위기 키워

정원 승인 전후 계약해지 신호 다양 감지…함승희 사장 비난 여론 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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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경석기자 |  2015.02.27 21:56:05

강원랜드 계약직 사원의 무더기 해고사태는 새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안일한 대응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의 정원 승인을 전후해 계약직 사원의 계약 해지 가능성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계약직 사원의 계약 해지가 현실화될 경우 함승희 사장 책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강원랜드 경영공백과 정부 부처 간 소통부재가 강원랜드 계약직 사원의 해고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강원랜드 새 경영진이 계약직 사원의 계약 해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강원랜드 측의 말을 종합하면 강원랜드 정원 승인결과는 통상적인 업무 프로세스대로 진행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1월 10일 강원랜드 정원 승인결과를 산업통상자원부 창조행정담당관실에 공문으로 발송, 다음날인 11일 창조행정담당관실은 해당 공문을 접수한 데 이어 12일 산자부 석탄산업과에 통보했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로 공문을 일괄 발송할 뿐 공공기관에 직접 공문을 발송하지는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간 기획재정부가 발송한 공문을 접수하면 정보공개 차원에서 업무연락방에 해당 공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내부 보안 문제가 발생하면서 업무연락방을 잠정 차단했고, 강원랜드 측은 기획재정부의 공문을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강원랜드 새 경영진이 계약직 사원의 해고사태를 감지하지 못한 출발은 '공식 통보'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됐다.


강원랜드를 비롯한 대부분 공공기관은 정원 승인결과를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 정원 승인을 전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획재정부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적극 대처하고 있다. 


강원랜드 측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획재정부의 정원 승인결정을 전후해 사장과 부사장이 공석인 비상상황에서 사장대행을 맡은 최동열 전략기획본부장은 기획재정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확인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강원랜드 측이 인식하는 '공식 통보를 받은 시점'은 기획재정부가 시행한 정원 승인결과 공문을 확인한 '2월 6일'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에 직접 공문을 시행하지 않고, 그간 산업통상자원부의 업무연락방을 통해 '확인'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문을 확인한 날을 공식 통보를 받은 날로 인식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강원랜드 측이 '공식 통보'로 인식하는 공문 확인도 산업통상자원부 석탄산업과 A 사무관이 기획재정부 시행 공문을 '2월 6일' 강원랜드 경영기획팀장에게 송부한 이메일을 확인한 시점에 기반하고 있다.


결국 강원랜드 측은 기획재정부 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직접 시행 공문을 받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공문을 확인한 시점을 공식 통보로 인식했고, 이를 확인하지 못하는 내내 기획재정부의 '말'에 의존한 채 시간만 보낸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1월 10일 강원랜드 정원 승인결과 공문에서 45명 정원을 승인하고 나머지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으나 당시 공공 및 민간분야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추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정규직화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석탄산업과 A 사무관은 "강원랜드 전략기획본부장이 정원 승인과 관련해 기획재정부를 방문하고 수십 번 전화를 했던 만큼 (45명 정원 승인을) 모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강원랜드 측이 진작 찾아와 해당 공문을 요청했으면 알려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취임한 함승희 사장이 계약직 사원문제를 비중있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도 사태를 키운 결과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13일 취임한 함승희 사장은 당시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계약직 사원 중 정원 승인은 45명이라는 점과 현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검토 중인 만큼 정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액면대로 받아들였다. 당시 업무보고는 팀장급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승희 사장은 지난 26일 도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에서 "추가적으로 정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크게 문제될 것으로 생각지 못했다. 오히려 500명의 사원들의 승진과 관련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대처 방안을 고민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함승희 사장이 간과한 또 하나의 신호는 강원랜드 2015년 예산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였다.


함 사장은 긴급 현안보고에서 정원이 확정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사원들의 인건비가 정규직으로 예산이 편성돼 있다는 점을 발견했지만 본예산으로 편성할지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할지의 문제로 인식했다고 언급했다.

 

강원랜드가 2014년부터 방만경영 공공기관 대상에 편입됐고, 총액인건비제와 경영평가를 받는 등 경영환경이 변화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반드시 확인했어야 할 부분이었다.  


함승희 사장의 또다른 실수는 기획재정부의 정원 승인과정에 대해 확인하지 않아 발생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년도 9월부터 11월까지 공공기관의 정원 승인을 확정한다. 전직 국회의원 출신인 함승희 사장 역시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강원랜드 임직원의 보고에 의존한 채 꼼꼼하게 확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장 취임 시점은 기획재정부가 강원랜드 정원 승인을 결정한 이후의 일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원 승인결과에 대한 공문을 확인한 2월 6일이 공식 통보를 받은 날이 맞다"면서 "공식 통보를 받은 이후 정원 승인을 위해 본격적인 대처에 나섰다. 그 이전에는 (0명에서 200명까지 정원 승인이 될 것이라는)설만 무성해 대처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지난 2012년 11월 테이블 게임 68대와 머신 게임 400대, 좌석수 959석 등 카지노 증설로 같은 해 12월 14기 교육생 320명과 이듬해 4월 15기 교육생 198명 총 518명을 선발, 현재 465명이 근무 중이다. 강원랜드는 교육생 선발 당시 2년의 계약기간 경과 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해 교육생들은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정원 협의 결과 294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승인하지 않자 강원랜드는 이들 교육생들 중 244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거나 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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