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워낙 위기 상황이고, 특히 서민경제 파탄은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 같이 제의하면서 선별적 복지도 제한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문 대표는 “현재 청와대 비서실장은 공백 상태로, 체계가 잡혀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될 때 정식 회담을 제안할 것”이라며 “민감한 정치현안은 제쳐두고 초당적 논의와 협력이 필요한 경제와 안보를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경제’를 제시하며 유능한 수권정당 만들기에 초점을 맞춘 집권플랜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표의 “백마리의 토끼잡기가 당이 가야 할 길”이라는 표현대로 ‘집토끼’, ‘산토끼’로 상징되는 진보-중도의 이분법을 넘어 비판·견제세력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유능함과 실력으로 박근혜정부와 진검승부, 정권탈환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지난 대선 패배가 '근본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자성을 토대로 '탈(脫)이념'으로 대변되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 본격적인 변신에 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정당의 목표인 집권을 하려면 경제에 관한 능력을 가져야 한다”며 “지난 대선의 시대정신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였다면 이번에는 이를 더 심화시켜 성장·복지·고용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까지 필요하다”고 ‘경제가 성장해야 복지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그러한 능력을 갖춰야 우리에게 정권을 맡겨달라고 말할 수 있다”며 “처절하게 실패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경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으로) 끌어내는 게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문 대표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4·29 보궐선거에서 야권연대 가능성을 차단하며 각개격파 의지를 보였고, 총선과 관련해선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원칙을 표방하며 “단합을 토대로 한 혁신과 유능한 경제정당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야권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문 대표는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독배가 될지 모를 당 대표에 나선 게 아니다”면서 “‘대표 하는 것 보니 별거 없다’는 평가가 내려지면 제 정치생명도 끝나는 것 아니냐. 지금은 대선은 생각하지 않고 당 살리는 일에 정치생명을 걸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때에 비해 권력의지가 강해졌느냐’는 질문에 “여의도 정치문법이 약간 이상하다. 대선후보가 됐을 때에는 권력의지가 부족하다고 하더니 지금은 대선을 생각하지 않는다는데도 권력의지가 강해진 것 같다고들 한다”는 말로 대신하면서 “그때그때 시기에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총리 인준 과정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제안 등을 둘러싼 아마추어리즘 및 정치력 부재 논란에 대해서는 “그 비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