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26일 여야 의원들은 ‘증세 없는 복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박근혜 정부 3년차인 올해 경제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 나라가 증세와 복지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면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며 현재 복지수준을 유지하고 경기를 활성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장 필요한 일은 ‘불어터진 국수’가 아니라 ‘아직 삶지 못한 국수’, 즉 경제활성화를 위한 11개 법안을 하루 빨리 처리해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같은당 신동우 의원은 “여야가 경쟁적으로 복지확대를 외쳐가며 지출을 늘렸지만 이젠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게 됐다”면서 “지금은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느냐 아니면 복지확대 기조를 조정해야 하느냐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이종진 의원은 “복지지출이 급증하고 의무지출과 적자성 채무의 비율도 증가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고 연말정산 사태를 계기로 복지의 수준과 증세에 대한 논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가 어렵고 경제의 체력이 떨어져 있는 현 상황에서 ‘증세’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추진하더라고 국민공감대를 바탕으로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은 “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불어터진 국수를 먹는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고 말했는데,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이야기냐”며 “우리 경제를 불쌍하게 만들어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은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당 장병완 의원도 “불통의 리더십과 실패한 정책처방으로 일관한 박근혜 정권 2년은 구조적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응 못한 세월호 7시간”이라며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중산층과 서민 세부담을 늘린 조세정의 말살정책이고, 증세 없는 복지논란·담배세 인상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정책 실패를 가속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이완구 국무총리는 박근혜 정부 들어 담뱃값 인상 등 국민의 세금 부담이 늘고 있다는 지적에 “정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증세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고 답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세 문제에 대해 “지금은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확보를 우선 생각하고 있고 증세는 최후 수단으로 생각한다”며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거듭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