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두 사람의 재회는 국회로 찾아온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를 찾아감으로써 성사됐으며 이들은 오랜 지기와 재회한 듯 만나자마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반가움을 나타냈으며,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을 접어놓고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는 미안함 탓에 공개 발언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우 원내대표가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비추자, 이 총리가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주며 같이 눈물을 보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한테는 지금도 총리보다는 이 방에서 늘 같이 대화했던 훌륭한 제 여당 파트너”면서 “가 뭐래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저의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 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청문회 과정에서 마음이 참 아팠지만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라서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가야겠다고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에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이라며 “날카로운 비판도 많이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자리에 동석한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약간 글썽였는데 저는 그 표정과 언동에 이 총리에 대한 여러 함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행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그널이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태양처럼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이 총리를 추어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야당 원내지도부의 덕담 세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껏 몸을 낮춘 이 총리는 “항상 우 원내대표를 가리켜 귀인을 만났다고 했는데 저한테는 평생 잊지 못할 귀인”이라며 “청문 과정이나 임명동의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입장이 있었겠지만 저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제 가슴이 뭉클해서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청문과정에서 진심으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으며,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 우리 둘이 그동안 신의를 바탕으로 해서 서로를 많이 좋아했나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총리 임명에 관한 여론조사를 제안하는 등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문재인 대표는 이 총리와의 이날 만남에서 “우리 당이 반대를 해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그래도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총리가 됐으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오늘이 2월 임시국회에서 사실상 주례회동의 마지막이라서 구체적이고, 생산적 얘기를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그동안 양당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던 분야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서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법에 대해 대통령이 얘기했는데 저희가 무슨 국수를 퉁퉁 불어터지게 하는 당이 아니다”라면서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상당히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해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불어터진 국수를 먹는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며 경제 관련법의 국회 처리 지연을 언급한 데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유 원내대표에게 박근혜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발간한 ‘불통의 리더십, 무너진 민생경제’ 자료집을 전달하기도 했으며 이날 회동에는 양당 원유철, 강기정 정책위의장과 조해진,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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