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부인 故 박영옥 씨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2일 현 권력구조인 대통령 5년단임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개헌 논의에 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날 아산병원에 마련된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내각책임제를 잘하면 17년도 (집권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통령 단임제,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는 큰 일을 못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대표적인 내각제 개헌론자다. 국회에서는 개헌 논의에 대해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각종 현안이 블랙홀에 빠질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상황이다.

앞서 김 전 총리는 빈소를 조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5년 대통령 단임제를 하지만 5년 동안 뭘 하느냐. 시간이 모자란다”며 “대처 (전 총리)가 영국에서 데모하고 파업하는 것 12년 (재임)하고 고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5년을 지탱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위로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조문 온 정치인들에게 “국민을 호랑이, 맹수처럼 알아야한다. 맹수에게 잘해주면 고마움을 알 걸로 생각하지만 호랑이는 그렇지 않다”며 “실업(實業)은 열매를 따먹는데 정치는 잘못하면 국민에게 비난 받고 열매를 못 따먹기 때문에 정치인 본인으로서는 허업(虛業)”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춘 비서실장에게는 “(실장직을 내려놓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가끔 찾아뵙고 외롭지 않게 해 달라. 다 외로운 자리”라며 “(박 대통령은) 아버지, 어머니 성격 좋은 것을 반반씩 다 차지해서 결단력도 있고, 판단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는 “정상이 외롭고 괴롭고 고독한 자리인데 (박 대통령을) 잘 좀 도와달라”라며 “도와드리면 반대급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황우여 교육부총리 등 여권 인사들에게도 “박 대통령이 힘든 때이니 잘 보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필 전 총리는 최근 설 인사 차 자신을 찾아온 이완구 총리에게 “가끔 대통령한테 직언하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자리에서 일절 (그런 얘기를) 입에 담지 말라고 했다”며 “박 대통령께서 여성이기 때문에 생각하는 게 섬세하실 텐데 할 말이 있으면 조용히 가서 건의 드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