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에서 치유와 휴식, 경영 구상의 시간을 가질 예정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연합뉴스)
17일 재계에 따르면, 9개월째 입원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며 설을 넘기게 됐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은 많이 호전되어 하루 15∼19시간 깨어 있으면서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거 설과 추석 등 연휴 기간에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거나 사업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출장을 떠나는 일이 많았지만, 올해는 이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차분한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에 자택에 머물며 올 한해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2018년까지 81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의 원년인 만큼 향후 투자 계획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취임 20주년을 맞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 구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최고의 고객 가치를 담은 시장선도 상품으로 성과를 창출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과 차례를 지내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경영 복귀 이후 바쁘게 뛰고 있는 김 회장은 그룹의 가장 큰 현안인 삼성그룹 방산·화학부문 4개 계열사 인수 후속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낸 뒤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에 전념할 예정이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대표기업 GS칼텍스가 저유가 여파로 지난해 역대 최대인 45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난국을 타개할 대책과,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에 3선임되어 전경련의 이미지를 쇄신할 방안을 고민할 전망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다음 달로 예정된 공판을 준비하며 조용한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탈세·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회장은 지금까지 십여 차례 열린 공판에 모두 참석해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도 자택에 머물며 가족들과 함께 설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일부 총수들은 여전히 감옥 또는 병원에서 우울한 설 연휴를 보낼 전망이다.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CJ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대법원 상고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이 회장의 건강은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도 옥중에서 설을 맞는다. 잇따른 재계의 가석방 청원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형제는 지난 16일 오후 확정된 3.1절 특별가석방 심사대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