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기다림의 미덕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정 의장은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야당을 끝까지 기다렸다.
정 의장은 당초 이날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3시까지 기다려달라고 하자 본회의를 바로 시작하지 않고 인내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주 여야 지도부를 설득해 16일 본회의 개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공을 세웠다. 전날에는 야당 의원 50명에게 일일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절차 민주주의에 대한 존중과 이를 위한 투표 참여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정 의장은 일명 ‘국회 선진화법’을 누구보다 반대한 인사다. 하지만 의장이 된 뒤 아이러니하게도 선진화법의 수혜를 받은 인사로 꼽히기도 한다.
정의화 의장은 이날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후 발언에서 “우여곡절 끝에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을 처리하게 됐다”며 “여야 합의로 처리하게 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세월호 특별법, 예산안에 이어 오늘 여야간 큰 대립이 있었던 사안을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 통과시킬 수 있게 된 데 의장으로서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아울러 우리 국회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여겨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쪼록 앞으로도 이같이 여야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의회민주주의의 생명인 ‘절차적 민주주의’가 굳건히 지켜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