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설 연휴를 앞두고 민생 챙기기에 나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며 통합 행보를 보인 데 이어 전통시장 등을 방문해 민생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15일 오후 경기 하남시의 신장 전통시장을 찾아 명절 물가를 점검하고 시장 상인, 시민들과 소통에 나섰다. 또 당 중소기업 소상공인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제2차 민생현장 간담회도 가졌다.
이어 강동구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국가 유공자와 애국지사를 위문하고 보훈병원의 시설과 운영현황을 청취했다.
오는 17일에는 국회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초청해 떡국과 함께 오찬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설 민심은 오로지 경제”라며 “설 연휴를 앞두고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경제를 ‘반짝 경기’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내수를 활성화하고, 투자를 진작시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경제살리기의 황금시간이 종착역으로 치닫고 있다”며 “지난해 연말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경제살리기법안들을 2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의 민생현장 간담회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현장에서 민생정책의 답을 찾고,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새누리당은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들의 엄중한 요구를 받들어 경제살리기법안들을 처리하고 경제살리기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날 행보는 경제살리기에 주력하는 한편, 설 연휴 전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 처리와 함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통과를 위해 야당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에는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고 서민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했다.
김 대표는 특히 “노 전 대통령은 망국병인 지역주의와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졌고 참 멋진 인생을 사셨다”며 방명록에 애도의 글을 남겼다고 정성일 상근부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은 애증의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통일민주당이 창당되고 88년 13대 총선 노 전 대통령이 부산 동구에서 출마할 때부터 김 대표와 인연이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초선의원일 때 김 대표는 통일민주당 행정실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청문회 스타로 기억된다. 당시 국회에 청문회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때 김 대표가 청문회 성격에 맞는 의원들을 율사 출신들로 선정해 김영삼 총재에게 결재를 맡았다.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광일 이인제 의원 등을 추천했고, 여의도 맨하탄 호텔에 방을 잡아 함께 숙식하며 청문회에 대비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너무 진영논리에 빠져 정치권이 진영으로 나뉘어져서 너무나 극한대립 해온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좋은 점을 부각해서 보고 서로 화해와 용서하는 좋은 정치풍토가 조성돼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문재인 대표께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해서 참 잘하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함으로써 우리 정치가 서로 화해와 화합의 정치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저는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 참 비판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너무나 잘 아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이 상당히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날 방문은 문 대표가 취임 첫 일정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소통 강화에 나선 데 대한 화답 형식이 되면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은 일정상 이뤄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