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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명문혈통 경주마 ‘세계 정복’ 꿈꾼다

국산마 ‘경부대로’ 첫 산지통합 경주서 우승…최근 10년간 ‘메니피’ 등 혈통개량 성공 국산마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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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원석기자 |  2015.02.11 19:18:49

▲지난 8일 렛츠런파크 부경 제6경주인 산지 통합경주에서 국산마 ‘경부대로’가 외산마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렛츠런파크 부경)


(CNB=최원석 기자) “한국산 경주마의 경기력은 최근 10년간 혈통개량에 성공하면서 미국 등 외산마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최고권위의 그랑프리에서 국산마가 내로라하는 외산마를 누르고 2년 연속으로 우승한 것도 이 때문...”


지난 8일 경마 국제화 전략의 일환으로 외·국산마가 함께 달리는 산지 통합경주로 관심을 모았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6경주(2000m 핸디캡)에서 특급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 ‘경부대로(한국, 6세 수말, 오문식 조교사)’가 외산 스타경주마들을 침몰시키며 국산 경주마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세웠다.


지난해 12월 내로라하는 외산마들이 출전한 그랑프리를 제패한데 이어 첫 시행된 경마혁신의 무대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국산마의 경쟁력을 확인시킨 순간이었다. 2007년 마사회가 도입한 씨수말 ‘포리스트캠프’의 자마 ‘매직댄서(한국, 5세 수말, 김영관 조교사)’ 역시 지난해 상반기 경주마 통합랭킹에서 경주마 능력지수 133점으로 국산마와 외산마를 통틀어 전체 순위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최근 국산마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김병진)에서 활동 중인 경주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저마다 국적(國籍)을 가지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경에 등록된 경주마는 총 1419두(휴양마 포함)로 이 중 1060두가 한국 국적의 국산마다. 외국산 경주마의 수는 359두로 전체 마필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산 마필들 중 가장 많은 국적은 단연 미국(287)이다.


이외에도 호주(52두), 뉴질랜드(11), 일본(5), 캐나다(4) 등의 경주마들이 들여와 있다. 역대 경주마 국적기록을 살펴보면 인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경주마들이 활약했던 기록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말들도 태어난 나라에 따라 실력 차이가 날까? 지난해 서울경마와 13번 맞대결에서 12번을 우승하는 등 한국경마를 이끌어 가고 있는 렛츠런파크 부경은 이런 의구심을 해소시켜줄 만한 ‘국적별 경주마 성적’을 분석, 발표했다. 지난해 1년 동안 경기에 출전해 순위상금(1~5위)을 기록한 상위군(1.2군) 소속의 284두(국산 169, 외산 115)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산마가 근소하게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마는 총 1320번 경주에 출전해 256번 우승을 차지하며 승률 19.4%를 기록했다. 평균 수득상금도 약 1억10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국산마중 가장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경주마는 지난해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연달아 석권한 ‘경부대로’로 승률 80%를 기록하며 9억3천여만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외산마는 총 904번 경주에 출전해 156승을 달성하며 승률 17.3%로 한 마리당 평균 9300만원의 순위상금을 기록했다. 외산마중 성적이 가장 좋은 경주마는 승률 18.2%를 기록한 미국산 경주마다. 이어 호주(18%), 뉴질랜드(3.8%) 등의 순이다.


▲몸값 100억을 자랑하는 인기 씨수말 ‘메니피’.


렛츠런파크 부경 관계자는 “한국산 경주마의 경기력은 최근 10년 사이에 혈통개량에 성공하면서 미국 등 외산마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최근 2년간 그랑프리에서 부경경마의 ‘경부대로’와 ‘인디밴드’가 내로라하는 외산마를 누르고 2년 연속으로 제패한 것이 이 때문”이라며 “지난해 부경경마에서 치러진 국산마와 외산마가 함께 뛴 혼합경주 104개 경주를 분석한 결과, 국산마의 5위이네 입상율이 49%로, 외산마 입상율 45%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최소한 상위군(1~2군)에 있는 국내산마가 외산마에 비해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은 이미 경주마 시장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산마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국제경주분류표준위원회(ICSC)가 우리나라를 경마시행국에 부여하는 등급 중 제일 낮은 파트Ⅲ로 분류하고 있다. 마사회는 국산마 랭킹 1위를 기록한 ‘경부대로’를 1800m 경주에 출주시켰을 때 세계 수준의 마필들과 약 40마신(약 100m)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량으로 치면 약 20kg이나 되는 엄청난 차이다. 그러나 한국 경마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90년부터 계속된 마사회의 국산마 질적 향상 프로젝트가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 2006년 세계 최고 경주마 노던 댄서의 손자마인 메니피(37억원)를 시작으로 우수 씨수말들을 구입해 혈통을 개량했다. 국내산 경주마 경매에서 메니피 자마가 경마 2억9100만원을 기록하는 등 경매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그랑프리를 우승한 ‘경부대로’역시 ‘메니피’의 아들이다. 마사회는 ‘메니피’ 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티즈원더풀’, ‘한센’, ‘록하드텐’, ‘샤프휴머’ 등 특급 씨수말들을 도입해 혈통 좋은 씨암말들과 교배에 들어가 ‘메니피’ 자마들의 독주체계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어 국산 마필의 질적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이 마사회는 최근 국산마 생산 활성화를 위해 외산마의 도입 마릿수를 전체 25%로 제한하고 국산 말의 상금수득 비율도 70%로 유지하기로 했다. 말생산 농가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4년간 733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산 마필이 두바이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할 일도 공허한 메아리만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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