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분당 토지 투기와 경기대 교수직 채용 의혹, 국가보위비상대책위 내무분과위 소속 당시 삼청교육대와 관련한 역할, 차남의 병역면제,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행위와 관련성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특히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언론 외압’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후보자의 발언을 담은 음성파일이 전날 공개됨에 따라 여야의 격렬한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언론 외압’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두 차례에 걸쳐 정회사태를 빚는 등 자정까지 격렬한 공방이 오갔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 언론개입 의혹에 대해 “백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적절치 못한 처신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관련 언론인과 언론 전반에 걸쳐서 사죄 말씀과 함께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거듭 몸을 숙였으나 “불리한 기사를 빼 달라”는 취지의 기존에 알려진 발언 이외에 “(기자를) 대학 총장 시켜준 적도 있다, 교수 만들어준 적도 있다”는 발언 등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했는지 야당이 제기한 추가의혹을 이 후보자가 부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진 의원이 제시한 당시 병력 기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은 행정고시 합격 후인 1975년 자신이 사무관으로 근무하던 홍성에서 두 차례의 추가 검사를 받은 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골에서 행정고시에 합격한 공직자라는 직위를 활용한 특혜가 아니냐고 야당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64년과 75년, 그리고 불과 6년 전인 2009년에도 부주상골에 문제가 있어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60세가 넘은 나이까지도 같은 부위에 엑스레이를 찍어 고생하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면서 “40여년 전의 일이기 때문에 (신검 장소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 후보자는 차남이 무릎 수술로 병역을 면제받은 데 대해서도 “저의 신체적 결함이나, 제 자식의 신체적 결함 때문에 군 복무를 못해 죄송스럽다”고 사과한 데 이어 이 후보자는 강남 아파트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40년 전 결혼과 동시에 아버님이 강남에 30평 아파트를 사주셨다”면서 “결혼 동안 6번 이사했고, 조금씩 근검절약해서 옮겼는데 집 한 채 있는 사람이 무슨 투기를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장인과 장모의 분당 땅 매입에 대해서는 “제가 광고 팸플릿을 보고 찾아간 것이고, 이를 장인에게 소개했다”면서 투기의혹을 부인했으며 분당 땅을 증여받은 차남의 재산에 대해 애초에 고지거부를 한 것과 관련, “내일 오전 중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총리로서 역할과 관련해 “책임 총리는 법률적 용어는 아니지만 각부 장관을 통할하면서 대통령을 보좌해서 국정을 잘 수행하는 게 책임 총리”라면서 “총리가 되면 국무위원 해임 건의, (임명) 제청권을 정확히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늘 오전 최고위회의에서도 문재인 대표는 “추가 공개된 이 후보자의 녹음파일은 총리 후보자 발언이라 여겨지지 않을 정도”라면서 “이미 두 번의 낙마가 있어서 이번에는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음을 밝힌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등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어제 청문회는 이 후보자가 도저히 국무총리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하는 자리”라며 “녹취록에서 나타난 (발언) 수준이 공포스럽다. 언론통제 수준이 독재시절을 연상케 하는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의 인생관은 (상대방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대가주의’, 시장 관점은 ‘불공정 거래주의’, 청문회 진술 관점은 ‘발뺌주의’, 심리적 관점은 ‘극단적 이기주의’, 법적 관점은 ‘반헌법론자’”라며 “오늘은 청문회에 입장하지 않고 자진사퇴하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오영식 최고위원도 “역대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규정했는데 전 국민 대상으로 거짓을 일삼고 언론을 회유하는 이 후보자는 리콜 대상이 아닌 ‘불량 완구’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와 같은 충청권 의원들도 이제 우호적 시선을 거두고 전날 청문회를 기점으로 대부분 부정적 태도로 돌아선 상태이며, 특히 원내지도부는 ▲ 인준반대 당론을 정해 본회의에서 전원 반대 표결 ▲ 전원 표결 불참 ▲ 12일 국회 본회의 연기 제안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내 한 관계자는 “반대 표결이나 불참은 정치적 부담이 있으니 본회의를 연기해 설 민심을 들어보고 인준 여부를 결정하자는 제안을 하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오늘 청문회까지 보고 결정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문특위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고, 채택될 경우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인준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새정치연합은 1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에 관한 당론을 결정키로 했으나, 어떤 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