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 후보의 이번 충돌은 전준위가 논란이 됐던 ‘지지후보 없음’ 문항을 격렬한 논쟁과 표결까지 거친 끝에 유효투표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한 문 후보 측의 손을 들어 줘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 응답을 유효투표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자 박 후보가 이를 “전대 직전에 룰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박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00m 달리기에서 98m까지 왔는데 규정을 바꾸는 게 말이 되느냐”며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사전투표 개시를 하루 앞두고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 강력 반발했다.
두 후보의 갈등은 이날 오후 험악한 분위기에서 열린 JTBC가 주최한 생방송 토론회에서도 박 후보가 “(지지후보 없음을 유효투표로 인정하는 방안이) 작년 12월 29일 통과됐다”며 “문 후보가 몰랐다면 무능하고, 알았다면 비열하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계파 갈등을 두고 험구를 주고받는 등 갈등지수는 최고조로 치달았다.
반면 문 후보는 “룰 변경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호도”라며 “지난 전대나 지방선거 방식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고, 오히려 박 후보 쪽에서 ‘지지응답 없음’ 답변을 합산하는 쪽으로 변경하려 시도하다가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의 룰 논쟁이 계속되자 이인영 후보는 “과연 이것이 국민에게 보일 모습인가”라며 “지리멸렬한 논쟁을 할거라면 저는 이 자리에서 퇴장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한편 이번 논쟁을 두고 룰 마련 당시 미비점을 방치하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다 “게임 중 규칙을 바꿨다”는 비난을 자초했다는 전준위와 선관위의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으며, 특히 일부에서는 “룰이 전대 직전에 바뀌는 한심한 막장 전대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사전투표에 들어간다.
먼저 이날부터 4일까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를 치르고, 전화를 받지 못한 권리당원들에게는 5∼6일 2차 ARS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재외국민 대의원도 3∼5일 이메일을 통해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국민 여론조사와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5∼6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각각 진행되며 국민 여론조사는 만 19세 이상 유권자 중 새정치연합 지지자 또는 무당층을 대상으로 하고,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전국대의원, 권리당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당원들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새정치연합은 사전투표 결과와 오는 8일 전당대회장에서 치러지는 전국대의원 현장 투표 결과를 합산해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각각 선출한다. 대의원 투표(이메일 사전투표 포함)는 45%, 권리당원 ARS 투표는 30%, 일반당원·국민 여론조사는 25%가 각각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