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부자 감세 철회’라는 소극적 대안만 제시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확실한 차별화 정책을 내세워 세확산에 나서겠다는 전략도 엿보이고 있다.
증세론 주장을 가장 앞장서서 펴는 사람은 지난 11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 신당 합류를 선언한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다. 그는 “야당이 새누리당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능해서 그랬건, 무책임해서 그랬건, 일단 연말정산과 관련된 세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 것 아니냐”고 새정치연합을 비판했다.
지난 2010년에 ‘담대한 복지’를 기치로 내걸고 부유세 도입을 주창한 바 있는 정 전 고문은 26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 같이 말하며 “법안 처리에 합의하고 동의해줬으면 책임도 같이 지는 것이지, 문제가 불거지니까 여당에 사과하라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전 고문은 “왜 그런가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처럼 야당이 오락가락하는 근본 원인은 철학 부재”라며 “세금 문제를 보면 정체성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점에서 야당이 진정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인지, 여기에 대한 의문이 이번 연말정산에서도 드러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사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지금까지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 이런 당론을 가져왔다”며 “그런데 이건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전 고문은 “나는 당 최고위원으로 있으면서 증세 없는 복지를 말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 불가능한 일이고 거짓말이다,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세금 문제에 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결국 당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뒤늦게 일이 불거지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정 전 고문은 “무엇보다도 먼저 할 일은 130석이나 되는 거대 야당으로서 깨끗하게 지난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근본적 조세개혁을 위해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 전 고문은 ‘국민모임’ 신당 탄생의 이유로 야당 교체를 꼽으며 교체대상인 새정치연합과의 연대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교체대상과의 연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법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지금 야당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민들, 특히 야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정권교체가 오겠는가. 반대로 일본처럼 보수장기집권 시대가 열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상한 행동집단으로서 야당 교체의 기치를 들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 전 고문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국민모임 측에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 본인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천 전 장관의 판단을 지켜볼 때이다.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전 고문은 “이번 주 신당 추진 모임이 뜰 것이고 역할은 인재영입 기구가 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빠른시에 창당준비위원회라는 기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