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은 21일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불린 올해 연말정산 파동을 진화하기 위해 ‘소급 적용’ 카드를 꺼냈다. 이로써 주말을 기해 불거진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 강석후 기재위 여당 간사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녀세액공제 등 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이들 항목에 대해서는 2014년 귀속 연말정산에 여야 합의를 거쳐 소급 적용을 추진키로 하는 내용의 당정협의 결과를 밝혔다.
소급적용이 되면 2013년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소득분에 대해 추가 납부한 세금 중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주 정책위의장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다자녀 가구 자녀세액공제 수준 상향조정 ▲자녀 출생·입양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독신 근로자 표준세액공제 상향 조정 ▲연금보험료 세액공제(12%) 확대 등의 보완방안을 공개했다.
당정이 공개한 대책은 기존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전환한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도 공제액 축소로 출산장려·고령화 추세와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은 자녀 및 노후연금 등에 대한 공제를 확대한 것이다.
당정은 이날 자녀 2명까지는 각 15만원, 2명을 초과하는 자녀에 대해서는 1명당 20만원을 공제하는 자녀세액공제를 상향조정하고, 2013년 세법개정에서 폐지됐던 출생·입양 공제를 부활하기로 했다.
사실상의 ‘싱글세’ 논란을 부른 독신근로자에 대해서도 12만원인 표준세액 공제액을 높이기로 했다.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연금 보험료 공제(12%)도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들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공제 확대는 3월 말까지 지난해 소득분에 대한 연말정산 결과를 분석한 뒤 소득구간 간 세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보완책을 반영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4월 임시국회에서 야당과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밝혔다.
주 의장은 소급적용에 따른 환급 시기와 관련해서는 종합소득 신고 시기인 “5월 정도에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야당이 제시한 세액공제율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세수 손실 등)여러 가지가 있는데 복지 예산은 엄청 늘고 증세는 없다고 해서 재원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야당은 복지를 늘리자고 하지만 재원대책이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날 당정협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초 고소득자의 세 부담을 늘리고 중산층과 서민층의 세 부담이 늘지 않게 설계했지만 부양가족수 등 개인 사정에 따라 차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금을 많이 걷고 많이 주는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환급받는 것으로 바뀌고, 소득공제의 전환 효과가 겹치면서 체감 세 부담이 급작스레 늘어났다”며 “연말정산 문제로 많은 국민에 불편과 부담을 드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