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1.20 11:13:00
두 후보는 15일 광주 MBC 토론회에서 박 후보가 대북송금 특검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초를 겪은 것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이날도 박 후보가 먼저 자신을 ‘의리의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면서 “대북송금 특검 때도 김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켰다”며 “반면 문 후보가 '김 전 대통령이 특검에 대해 이해했다'고 했는데, 이는 거짓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네거티브를 하지말라”며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결국 다 이해했고, 두 대통령은 한 몸”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지역감정 문제를 두고도 박 후보가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때에는 ‘지금은 부산정권’ 이라더니, 왜 호남에 와서는 자신을 호남의 적자라고 하나”라며 “또 왜 박지원을 향해 호남표만 있다면서 지역구도를 만드는가”라고 질타하는 자신의 본의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언쟁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사실이 아닌 말을 한다”고 반발하면서 ‘제가 ’아‘한 것을 ’어‘ 했다고 왜곡하는데, 관록이 대단하다. 재밌는 표현으로 밀어붙이니 감당이 안된다“며 뼈있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또한 두 사람은 총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도 문 후보가 “친노·비노 계파 논란을 없애고 투명한 공천을 하겠다”고 약속하자, 박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친노가 다 공천했다. 문 후보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잘 안다”고 공격하는 등 공방을 벌이자 문 후보는 공세를 의식해 “전대에서 친노·비노라는 단어를 그만 사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이인영 후보에게는 두 후보의 질문이 집중되지 않았지만, 두 후보가 앞다퉈 손을 내미는 등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 후보의 힘으로 당을 바꾸는 것은 역부족이니 이번에는 저와 함께 하자”고 제안했으나 이 후보는 “상속된 재산이 아닌 창업자의 길을 가겠다”며 거절했고, 박 후보도 “이 후보는 86세대 리더로서 좀 더 경험과 경륜을 쌓아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데 박지원이 돕겠다”고 말했으나, 이 후보는 “최고위원 두 번을 했으니 당 대표를 할 훈련이 됐다고 본다. 제게 꿈을 주시려면 박 후보가 비켜주셔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전북 출신인 정세균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전북에서 3선 이상 의원이 수도권으로 진출해 성공한 것은 정세균 상임고문이 유일하다”고 언급하며 전북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문 후보는 저와 이인영 후보에게 여의도 정치문화에 젖어 개혁을 잘 못할 거라 비판하면서 왜 본인은 대선 패배 후 많은 사람들의 의원직 사퇴 요구에도 불구, 여의도에 그대로 있었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계파정치 분열 등 누가 당을 이 꼴로 만들었느냐. 전적으로 친노가 만든 것”이라며 “그런 친노의 수장인 문 후보가 당권, 대권 다 가진다면 이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집 태워 군불 쬐는 것으로, 국민이 용납하겠느냐. 문 후보 혼자서 당 이끌고 대권 후보 하는 것은 필패의 길”이라고 거듭 직격탄을 날랐다.
이처럼 중반으로 접어든 새정치연합의 당권 레이스가 정책이나 비전 대결은 실종된 채 후보간 네거티브 공방으로 흘러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같은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신경전으로 인해 자칫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자,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