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에 대한 검증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 춘천 유치 과정에서 쏟아진 장밋빛 전망에 필적할 만한 혹독한 여론 검증이 시작된 셈이다.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보존 및 개발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5일 오후 춘천지방법원에 레고랜드 공사금지 및 유적 이전 금지, 파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춘천중도보존본부는 2014년 12월 23일 세종문회관에서 국학원과 한민족사연구회, ㈔현정회 등 150여 개 역사·민족·시민단체 등과 함께 중도 고조선유적지 보존 및 개발 저지를 위해 결성됐다.
이날 제출된 가처분 신청 내용의 주요 골자는 레고랜드 건설 공사를 진행하는 행위, 고인돌 무덤 101기 중 48기를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행위, 고조선 유적지를 파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가처분 신청은 긴급을 요하는 사건에 대해 빠른 시간안에 법원의 결정을 구하는 제도로 정식 재판과 달리 심문없이 서류만으로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대개 신청을 하는 날부터 2주후에 첫 심문이 열리고 심문이 끝나는 날부터 2주후에 결정이 내려진다.
춘천지법이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공사는 중단이 불가피하게 된다.
춘천중도보존본부는 이와 함께 중도 유적지에 대한 학술대회도 병행한다.
이들은 오는 7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레고랜드 개발이냐, 고조선유적지 보존이냐'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학술회의는 새누리당 이명수 국회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국회의원이 각각 후원한다.
대규모 고조선 유적이 발굴된 춘천 중도에 레고랜드 코리아를 조성하는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를 폄훼하는 몰역사적인 행태라는 것을 학술적으로 밝힌다는 계획이다.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에 대한 언론 검증도 확산되고 있다.
본보가 레고랜드 코리아에 대한 7차례에 걸친 기획연재에 이어 중도 유적지에 대한 지속적인 보도에 이어 지난 5일 JTBC가 문화재청의 내부보고서를 토대로 문제점을 취재 보도했다.
JTBC는 방송에서 '고인돌 터의 높이가 주변 의암호 수위보다 50㎝ 낮다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18.5㎝ 더 높았다'고 주장했다.
매장문화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제9차 매장문화재분과 회의를 갖고 문화재청이 제출한 보고서를 근거로 환호 복토 및 상부 재현과 고인돌 이전을 각각 결정했다.
이와는 별개로 춘천 근화동에서 하중도를 잇는 교량건설도 공사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교량건설공사를 맡은 건설업체 측이 계약내용 변경을 요구하며 엘엘개발(주)에 공사 중단을 구두통고했다.
춘천 레고랜드 진입교량 건설공사를 위한 기본설계와 우선 시공분에 대한 설계가 이달 중 완료될 예정이었다.
엘엘개발(주) 관계자는 이와 관련 "JTBC보도와 관련 내부회의를 가졌고, 수위를 측정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바로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 대응도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춘천중도보존본부가 제출한) 가처분 신청을 오늘 전달받은 만큼 고문변호사를 통해 법률 검토를 거쳐 대응에 나설 것"이라면서 "레고랜드추진단과 포괄적인 협의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