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5일 이른바 ‘정윤회 문건’ 내용은 허위이고,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이 사실상 박지만 EG회장의 ‘비선’ 역할을 했다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야의 반응도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문건 내용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특검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부실수사’라며 특검 공세를 한층 더 강화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처음부터 황당한 의혹으로 점철된 ‘유령 찾기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야당은 진상조사단을 구성한다고 발표한지 한 달 넘도록 단 한 건의 의혹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또 다시 특검 주장을 하는 것은 실체 없는 의혹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습관성 구태공세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선(戰線)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전당대회용 정치공세’라는 의심만 살 것”이라며 “야당은 특검 주장을 하기 전에 반성부터 하는 게 도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도 “이제 여야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해 더 이상의 정치적인 논란을 접고, 청와대 및 정부부처 등 국가기관의 중요 문건이 유출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유기홍 대변인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수사결과 발표 특검을 하면 전부 뒤집어질 것”이라며 “검찰의 정윤회 문건 수사결과 발표를 한마디로 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이지만 국민들은 검찰 수사결과를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정윤회 씨가 문고리 3인방과 공모해 불법부당하게 국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라며 “그런데도 검찰은 비선실세 국정개입에 관해서는 어떤 것도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사건의 당사자인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즉각 경질하고,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며 “새누리당도 더 이상 특검을 반대하지 말고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비선 실세 논란을 불러온 ‘정윤회 문건’ 내용은 풍문을 과장해 박관천 경정이 짜깁기한 것이고, 이렇게 작성된 문건은 조응천 전 비서관의 지시로 박 경정이 박지만 EG회장 측에 전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박 경정이 갖고 있던 청와대 문건을 복사한 한모 경위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박 경정은 ‘정윤회 문건’ 등 14건의 문건을 청와대 파견 해제 후 서울청 정보분실 등에 보관한 혐의 등으로 지난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등 8명이 세계일보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과 정씨가 시사저널을 고소한 사건, 새정치연합이 정씨 등을 고발하고 정씨가 맞고소한 사건 등을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