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구(舊)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5명의 후원금 환수 작업에 나섰지만 잔고가 적어 하나마나한 ‘환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선관위가 구 통진당으로부터 정당 및 후원회 내역에 대한 회계 보고를 받은 결과, 작년 1월1일부터 통진당이 해산된 12월19일까지 소속 국회의원 5명이 후원금으로 모금한 금액은 총 6억1천182만3천379원이었다.
하지만 후원금 중 정당 해산시점까지 사용하지 않아 국고로 귀속하게 된 금액은 747만원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금액은 이들 국회의원 5명의 국회의원 및 후원회 계좌 잔액이 2013년 5억3천여만원, 2012년 4천여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다.
때문에 이들이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을 앞두고 후원금을 종전보다 서둘러 지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적지 않다.
의원별로 보면 지난해 이상규 전 의원은 1억7천21만1천원, 오병윤 전 의원은 1억7천581만원, 김미희 전 의원은 1억5천626만2천335만원, 김재연 전 의원은 5천498만원, 이석기 전 의원이 5천456만44원을 각각 후원금으로 모금했다.
이들은 지난해 모금한 후원금 6억1천여만원의 대부분을 이미 사용해 최종적으로 국고에 귀속될 금액은 747만2천738원으로 조사됐다.
5명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남긴 경우는 오병윤 전 의원이다(301만668원). 이어 김재연 전 의원(180만4천930원), 이석기 전 의원(144만9천419원), 김미희 전 의원(72만6천448원), 이상규 전 의원(48만1천273원) 순으로 후원금 잔액이 남았다.
문제는 이들의 후원회 계좌 잔여액이 2013년 5억3천415만2천423원, 2012년 4천658만8천495원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지난해에만 유독 잔액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서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 측은 정치자금의 경우 사적인 지출이 아니라면 용도를 제한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 2일 통진당으로이 제출한 정당의 재산 및 잔액에 대한 회계보고 자료에 일부 채무 등이 반영돼 있지 않아 자료 보완을 지시한 상태다. 선관위는 오는 8일 통진당 중앙당과 시도당, 정책연구소의 잔여 재산을 공개할 계획이며 위법성 여부 조사를 벌여 위법 사항 발견 시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