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정 방향이 급선회했다. 2014년 '도내 역량 강화'였던 강원도정 방향은 올해 '해외 능동 진출'로 크게 달라졌다. 도내로 향하던 최문순 도정이 해외로 급선회하면서 '문순회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최문순 도정의 급선회는 장기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내수시장과 중국 및 할랄식품에 대한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도청 브리핑룸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도정방향과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도는 올해 경제 구조변화와 미래선점 정책을 추진하는 데 역량을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밖으로 진출해서 시장을 확보하고, 밖으로부터 자본과 유동인구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륙진출의 기반을 구축하고,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과 콘텐츠를 확충해 문화예술·관광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발표한 올해 도정방향은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물론 지난해 북극항로 개방과 북방경제 확대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북방시대 중심지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도정방향을 제시했으나 도내 역량 강화에 무게중심이 실린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도정방향은 중심지 전략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로, 글로벌화 7개 분야, 첨단화 10개 분야, 지역화 9개 분야, 대륙화 6개 분야, 공동체화 6개 분야 5대 중심지 전략을 구사했다.
이와는 달리 올해 도정방향을 북방경제를 능동적·선제적으로 주도하는 대륙진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물류와 교통망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경기가 침체의 위기를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물가상승률이 0%를 기록할 만큼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심리가 급랭하자 기업들이 신상품 출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계속되는 내수경기 침체는 기업들의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해 내수경기는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17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가 감소했다. 매출액 감소는 세계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원화강세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진데다 중국 성장률 하락과 엔저 등 국내외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내수부양을 위해 올해부터 3년간 기업소득환류세를 한시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기업이 사내유보금을 과다하게 쌓아놓고 임금·배당 인상이나 투자 확대 등에 쓰지 않을 경우 사내유보금의 10%를 세금으로 물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국내 10대기업은 150조원,전체 제조업체는 300조원이 넘는 돈을 사내유보금으로 갖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나 예외적인 상황도 있다.
강원도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국의 중산층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들을 겨냥한 투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제주도와 강원도 등 바닷가를 중심으로 관광시설 투자가 늘고 있다.
샹차오홀딩스(주)는 지난해 9월 차이나 드림 시티 조성사업 개발 선포식을 갖고 2000억원을 투자해 강릉 강동면 정동진 일원 501,322㎡에 호텔, 콘도, 쇼핑몰, 테마공원 등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식품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할랄식품 시장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식품은 이슬람법에 따라 허용된 것을 의미하며 일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인증을 받아야하는 식품을 의미한다.
정부는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권 할랄식품 시장 규모를 70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반드시 주목해야 할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달 14~16일 평창 알펜시아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 현오석 전경제부총리, Tun Musa Hitam WIEF 회장, Tan Sri Fuzi WIEF 사무총장 등 국내외 주요인사 등 26개국 2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WIEF(세계이슬람경제포럼) 경제투자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도는 이번 행사를 기반으로 2017년 세계이슬람경제포럼의 도내 개최를 추진할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해외진출'을 내세운 올해 도정방향은 장기화되는 국내 경기침체에 대응해 중국과 이슬람권 등을 적극 공략하는 방식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전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