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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2020년, 강원도 시대가 열린다⑨

재해로부터 안전한 사람 중심의 안심공간…주민 방재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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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경석기자 |  2014.12.28 13:02:22

청정하고 풍부한 자연환경이 가장 큰 장점인 강원도. 산이 많고 들이 적은 넓은 지형으로 인구가 적고 취약한 연계·접근망과 거점도시 분산 등으로 도시발달이 미약했다.

 

반면 수도권과 환동해권을 연결하는 국토의 중심지대로 환황해권에 위치한 수도권으로부터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이 각축을 이루는 동해바다의 진출로를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북방항로 개방, 환동해경제권 확대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환동해경제권의 중심에 선 강원도의 선택과 발전가능성을 10회에 걸쳐 짚어본다.

 

◆ 글 싣는 순서

 

1. 환동해경제권의 중심, 강원도
2. 세계로 열린 문, 2018평창동계올림픽
3. 더 가까운 강원도, 광역경제권 90분 생활권 완성
4. 낙후지역 ‘제로’ 네트워크형 신성장산업
5. 전통산업의 화려한 변신, 신산업으로 빛난다
6. 삶의 질은 높이고 산업성장을 키우는 자연생태
7. 쾌적한 자연 고품격 정주환경, 살고 싶은 강원도
8. 가정일터 탄탄한 지속가능한 반듯한 일자리
9. 재해로부터 안전한 사람 중심의 안심공간
10. 시군까지 꼼꼼하게 다 같이 동반성장

 

 

재해로부터 안전한 사람 중심의 안심공간

 

춘천 천전리 산사태는 춘천시민들에게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있다.

 

지난 2011년 7월 27일 신북읍 천전리 인근 지역에 6시간 연속 261㎜가 내린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13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 인근 초등학교로 봉사 활동을 나온 인하대 학생 10명이 포함돼 있었다. 150여 건의 시설물 피해도 났다.

 

더 큰 피해는 그 이후 발생했다. 사고원인을 두고 유가족 측은 '인재'를, 춘천시 측은 '천재'를 각각 주장했다. 결국 원인규명을 위한 비용을 두고 논란을 빚었고, 법정까지 가는 낯뜨거운 상황이 연출됐다.

 

춘천시가 발행하는 춘천시보의 내용도 논란을 빚었다. 춘천시보 내용 중 천전리 산사태 유가족들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취지의 글이 문제가 됐다. 이 과정을 바라본 춘천시민들은 공분했고, 행정 불신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는 2002년과 2003년 연속해 발생한 태풍 루사와 매미로 인한 피해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재난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태풍 루사는 산림이 많은 강원도 전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2002년 8월 30일 하루 최다 강수량 870.5㎜에 이를 만큼 단기간에 집중된 호우로 매몰, 붕괴, 침수와 범람, 산사태가 발생했다.

 

피해를 가중시킨 원인으로 방재를 고려하지 않은 하천변, 급경사지 주변 토지이용, 하천, 도로배수시설 설계기준 부족 등이 꼽혔다.

 

당시 상황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산불피해로 채 복구가 되지 않은 곳에서 집중적인 산사태가 발생, 정리되지 않은 나무와 토사가 뒤엉키면서 크고작은 물폭탄을 만들었고, 산간 가옥을 덮쳤다.

 

축사를 빠져나오지 못한 가축들이 도로와 논, 밭 등 여기저기 널브러졌다. 강릉시 중앙시장 일원을 포함해 시내가 침수됐고, 철로가 끊겼다. 저수지가 붕괴된 곳도 있었다.

 

태풍 루사로 인해 도내에서는 사망실종 143명, 부상 62명, 이재민 4만1374명의 인명피해가 발행했고, 동해안 6개 시군과 태백시 및 정선군 피해액은 사상 최대인 2조 5000여억원에 달했다. 피해복구에 3조 1000여억원이 투입됐다.

 

이듬해 9월 12일 태풍 매미가 찾아왔다. 순간 최대 풍속 60m/s에 이르는 강풍과 148㎝에 이를 만큼 급격한 조위 상승을 동반한 태풍 매미는 공포, 그 자체였다.

 

실제로 2007년 9월 15일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나리와 2010년 9월 2일 순간 최대 풍속 35m/s 강풍을 동반한 곤파스로 도심하천은 넘쳤고, 나무들은 쓰러졌으며, 컨테이너 박스는 공중을 날아다녔다. 

 

이후 태풍은 도민들에게 최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할 거대재난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1981년부터 2012년 9월까지 한반도에 직접영향을 미친 태풍은 101개이고, 이 중 서해로 북상한 태풍은 모두 11개였다. 이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지난 1990년대 이전 20년 동안에는 4번에 불과한 서해 태풍 상륙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과거 남중국해에서 발생해 중국으로 향하거나 세력이 약해진 채 한반도에 상륙하던 태풍이 이제는 훨씬 동쪽의 괌 부근해역에서 생성된다. 이들 태풍은 북태평양과 쿠로시오 난류를 만나면서 더 세력이 강해지고 서해를 거슬러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서해로 북상하는 태풍의 증가는 강원도 지형적 특성으로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높은 산지와 많은 하천으로 인해 지역 간, 지방 간 도로 연결성이 부족한 강원도는 수해로 인한 교통두절의 위험성이 높은 반면 지역사회는 고령화·과소화돼 재난 방어능력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처럼 개인과 공동체의 재난대응력이 낮을 경우 고립에 따른 인적·물적 피해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를 위해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지방도 개설과 관리다.

 

강원도가 관리하는 지방도는 1622㎞에 달한다. 지방도의 유지관리비용은 지자체가 맡도록 돼 있다. 이는 많은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다.

 

도내 지방도를 관리하는 인원은 적은 반면 긴 도로연장으로 인해 관리 부담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특히 2차선 지방도는 낙석이나 토사유출 등 비탈면 재해가 발생할 경우 도로폭이 협소해 일방통행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57.7%에 이를 만큼 기회비용이 크다.

 

아무리 소규모 낙석이라도 최소 4시간의 복구시간이 필요하고 전체 평균 복구시간은 8.1시간에 달해 일방통행과 전면통제가 발생하고 있다.

 

도로 개설 등에 따른 산림 절개면은 대규모 토사유출의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강원도는 지형의 기복이 심하고 구곡밀도가 높은 상황에서 집중호우 시 산지의 표토층이 무너질 우려가 높은 지형조건이다.

 

낙석과 토사유출 피해는 도로관리의 재정적 한계와 무관치 않다.

 

도 단위 광역지자체는 낮은 재정자립도에도 불구하고 긴 연장의 지방도를 관리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불가피하게 산악지역을 절개해 개설된 산지도로의 비탈면은 강도 높은 유지관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노면과 노체 자체의 관리를 위한 예산만 배정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산지도로 비탈면 토사재해로 인한 피해는 통행차량의 56%가 외지 차량이라는 점에서 볼 때 전 국민의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지방도라 하더라도 관리비 부담은 높은 반면 다른 시도 등록 차량의 통과율이 높은 도로에 대해서는 국민 통행권의 안정적 확보 차원에서 국비 지원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재난·재해로부터 안전한 강원도 만들기는 도민 및 이용자 안전은 물론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북방무역 확대를 대비한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태풍 등으로 인한 재해·재난이 발생할 경우 제 때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기 자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북방무역 확대는 환황해권에서 생산한 물류가 서울을 경유해 강원도 동해안으로 이동해야 하는 만큼 도내 교통망 안정성의 담보는 필수적이다. 

 

도는 이에 따라 평화·안전 올림픽 개최를 위한 비상대응 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강원도와 각 시군이 구축한 지적·환경·도시 관련 GIS 자료와 재난관리 자원을 연계할 수 있도록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동된 스마트 환경이 구축됐다.

 

또 긴급구조·구호·의료, 기상안내, 도로·항만·운전상태 안내, 대기·음용수 안전 안내 등 웹기반 GIS·LBS 시스템 구축과 이러한 장비를 운용할 전문가를 육성 중이다.

 

기후변화에 강한 방재와 사람 중심의 안심국토 조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통합방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강·산·해 통합관리 개념과 연계해 백두대간 중심의 산불방어축, 하천변 중심의 홍수방어축, 연안지역 중심으로 해일방어축 등 녹색방재축이 구축된다.

 

신속한 재난 대응을 위해 통합방재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정보의 분석과 예측기능을 담당할 R&D 기능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재난관리 부서 근무자의 전문화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헬리콥터 등 현대화된 장비를 비롯해 산불대응력을 강화하고 호우, 폭설에 취약한 동해안 지역, 산간지역 등에 필요한 시설장비를 보강할 방침이다.

 

넓은 면적과 낮은 인구밀도를 고려한 강원도형 저비용 고효율 방재 대책이 시행된다.

 

주민들이 위험요인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위험지에 Wi-fi Zone을 구축해 거주자와 행인이 재해위험을 확인하고 모니터링 및 신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정에서는 웹 플랫폼 & 앱(Web Platform & App) 환경을 구축해 위험현상에 대한 상시적 소통과 처리 태세를 갖춘다.

 

현재 꾸준한 하천정비로 하천재해 비중은 낮아지는 반면 생활권 주변의 소규모 급경사지와 기존 주거지 우·배수관거의 배수기능 이상으로 인한 피해는 커지고 있다.

 

이는 주민 스스로 재난재해에 관심을 두고 방재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인제군의 가리산리 방재체험마을과 태백시의 365세이프타운을 체험교육장으로 지정해 지역 간 방재교류 및 주민 방재력 경연 대회를 열어 지역주민의 방재대처 능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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