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하고 풍부한 자연환경이 가장 큰 장점인 강원도. 산이 많고 들이 적은 넓은 지형으로 인구가 적고 취약한 연계·접근망과 거점도시 분산 등으로 도시발달이 미약했다.
반면 수도권과 환동해권을 연결하는 국토의 중심지대로 환황해권에 위치한 수도권으로부터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이 각축을 이루는 동해바다의 진출로를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북방항로 개방, 환동해경제권 확대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환동해경제권의 중심에 선 강원도의 선택과 발전가능성을 10회에 걸쳐 짚어본다.
◆ 글 싣는 순서
1. 환동해경제권의 중심, 강원도
2. 세계로 열린 문, 2018평창동계올림픽
3. 더 가까운 강원도, 광역경제권 90분 생활권 완성
4. 낙후지역 ‘제로’ 네트워크형 신성장산업
5. 전통산업의 화려한 변신, 신산업으로 빛난다
6. 삶의 질은 높이고 산업성장을 키우는 자연생태
7. 쾌적한 자연 고품격 정주환경, 살고 싶은 강원도
8. 가정일터 탄탄한 지속가능한 반듯한 일자리
9. 재해로부터 안전한 사람 중심의 안심공간
10. 시군까지 꼼꼼하게 다 같이 동반성장
전통산업의 화려한 변신, 신산업으로 빛난다
강원도가 한국의 비철금속 소재 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영월에 텅스텐 분말생산공장이 들어서고, 동해에는 국내 대표적 비철금속 업체인 동부메탈이, 강릉 옥계산업단지에는 포스코가 건설한 대규모 마그네슘 제련소가 들어섰다. 영월군은 경량 비철금속 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산업기술연구원은 강원권지역본부의 기술개발 전수를 통해 비철금속 산업이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2011년 광물자원 매장량 현황에 따르면 강원도 내에는 21종의 금속, 비금속, 광물자원이 분포돼 있다. 영월 상동읍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텅스텐이 묻혀 있다. 텅스텐은 가장 강도가 높은 금속재료로 절삭공구, 전구의 필라멘트, 자동차부품, 무기류, 전자제품, 골프채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된다. 텅스텐은 국제거래가격은 1994년 10kg당 38달러까지 내려갔으나 지금은 13배가 넘는 5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이와 함께 영월에서는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몰리브덴이 발견되고, 춘천 사북면 고탄리 용화 철광산 일대에서 극내 처음으로 희유금속 광물인 니오븀(Nb)이 발견됐다. 양양과 홍천에서도 희토류가 대규모로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원도 내 매장광물 21종 달러박스 변신 중
강원도에는 자동차 경량화에 필요한 마그네슘의 원료로 사용되는 백운석(돌로마이트)과 시멘트용 부원료, 제철공업 첨가물, 알루미늄 제련 첨가물, 반도체나 태양전지 원료용 등으로 활용되는 규석이 풍부하다.
백운석 광산은 전국적으로 67개에 가채광량 기준으로 2억6645만톤이 있고 그중 도내에는 전국의 약 50%인 1억3096만톤이 매장돼 있다. 규석은 실리카(SiO2)를 주성분으로 하는 암석으로, 실리콘을 획득하는데 주로 활용되고 있다. 도내 규석 광산 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62개소(25.9%)가 있고, 가채광량은 전국에서 두 번째인 2억3598만8000톤(28.1%)이 매장되어 있다.
옥계지역에는 돌로마이트 광석이 많다. 돌로마이트에는 마그네슘이 함유돼 있어 석회석의 입장에서 보면 마그네슘이 포함돼 있는 돌로마이트는 저품위 석회석이 된다. 이 저품위 석회석에서 마그네슘을 제련하고 나면 고품위 석회석이 된다. 돌로마이트에서 '독'인 마그네슘을 제련하고 나면 돌로마이트는 고품위 석회석으로 변하는 것이다. 소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로 Zero-Emission의 한 모델이 도내 가능한 것이다.
마그네슘의 무게는 알루미늄의 2/3, 철의 1/4.5로 비철금속 중 가장 가볍다. 이에 따라 전자부품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이나 항공기 부품, 스포츠·레저용품 등 사용 범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마그네슘의 최대 수요처는 경량화가 요구되는 자동차 분야다. 승용차의 중량을 10% 경량화 할 경우 연비는 약 3.8%, 가속성능은 8% 향상되고, 제동정지거리는 5% 단축된다. 배기가스 감축 등의 효과도 있다.
특히 자동차의 구동축인 자동차 휠을 경량화할 경우 경량화의 효과가 더 커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마그네슘 휠 사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옥계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선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소는 알루미늄, 니켈, 티타늄, 지르코늄 등 20여개 비철금속 분야로 확대하는 비철금속산업클러스터 형성으로 전후방산업을 추가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내 생산 핵심소재부품산업 국가 신성장동력 견인
도내에서 생산되는 마그네슘, 티타늄, 지르코늄, 리튬 등 4대 핵심소재부품산업은 국가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국가의 소재부품산업을 견인할 뿐만 아니라 도내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마그네슘을 중심으로 한 초경량소재와 리튬을 중심으로 한 리튬2차전지의 쌍두마차로 국가의 녹색소재부품산업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강원도는 자동차부품과 함께 의료소재부품, 스포츠․레저용품, 원자력 소재부품, 친환경 난연소재부품 등의 글로벌 핵심소재부품 공급기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적인 경제환경의 변화도 강원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북극항로의 개방과 환동해경제권의 확대, 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고속교통망의 확충이 그것이다.
동북3성과 극동러시아 지역에는 비철금속 광물자원 이외에 석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풍부하다. 이들 지역과 최단거리에 있는 강원도는 지역내 자원과 환동해의 자원·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극동러시아에는 티탄철과 지르콘이 많이 매장돼 있어 포스코는 마그네슘을 이용해 티타늄과 지르코늄을 생산할 수 있다. 자원․에너지는 동해항을 통해 수입할 수 있다. 북한지역에도 돌로마이트가 많이 매장돼 있어 향후 남북한 교류 시 북한의 광물 사용이 편리한 동해안 지역의 입지조건이 가장 좋다.
시멘트와 마그네슘, 텅스텐은 과거 원재료 상태로 수출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했다. 제련기술 등의 발달로 고부가가치인 신소재세라믹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신소재세라믹산업 연관산업 융·복합 몸값 급상승
신소재세라믹산업은 그 자체만 아니라 연관산업과 융·복합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기능성 신소재에서 티타늄, 지르코늄, 세라믹을 활용해 교정용wire나 임플란트를 개발하는 치과용 신소재바이오메디컬, 헬스케어와 연계하는 덴탈클러스터 연계가 추진되고 있다.
특히 덴탈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치과병원, 임플란트 기업을 집적하고 의료관광 인프라를 조성해 덴탈클러스터에 특화한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도내 기능성신소재산업의 핵심은 도내에서 생산된 지하자원을 활용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원천소재 자립화와 소재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품산업과 연계해 산업별․제품별 Value-Chain을 완성하는 전략이다.
석탄산업도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석탄은 과거보다는 감소했지만 현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다른 에너지원보다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그중 석탄화학산업(청정석탄기술)도 포함된다.
석탄화학 산업의 대표적인 것이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SNG(합성천연가스), CTL(석탄액화)과 같이 석탄을 가스화하여 전기, 합성천연가스, 합성석유 등을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들 분야에서 많은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들 기술을 미래 에너지 성장 동력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신성장산업으로 변신이 기대된다.
도내 전략산업 뚜렷한 성장세
바이오산업의 성장과 연관산업 간 융·복합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춘천시가 지역 내 취약한 제조업 기반을 보강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 바이오산업을 육성한 이후 도내 바이오업체수는 2007년 155개에서 2012년 275개로 증가했다. 매출액도 1조 6372억원을 기록했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발표한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세계7개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려는 포부를 밝혔다.
도내에는 바이오 혹은 항체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인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 서울대학교 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 강원대학교, 바디텍메드, 이뮨메드 등 국내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 항체개발관련 국가 연구사업 45건을 수행했다.
원주를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산업의 성장세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강원지역 의료기기 제조업체는 2007년 69개 총생산액 3317억원에서, 2012년 111개 5761억원으로 늘었다. 수출액도 2억6948만 달러에서 4억190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공해 청정산업이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의료기기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지식 집약형 중소기업에 적합하다. 또한 기술개발이 어렵고 국민보건과 밀접한 연관성 등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수입규제나 국내시장 보호 등 규제가 낮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관광산업 농산촌 융·복합화 본격화
관광산업도 기존 자연소비형 관광을 탈피해 쾌적․관광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관광형태가 특별·대중관광에서 일상·개별관광으로 진화해 관광전략도 다수 관광객 유치에서 소수 특정관광객 만족과 외국인 유치, 일상 생활관광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기존관광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맞춘 미래형 관광 패러다임인 쾌적관광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만의 것'을 가치화하고 중국, 화교권 관광객 맞춤음식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중국시장 대상 유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컨벤션시설기반이 구축돼 도내 3대도시 및 대형리조트에 지역특성에 맞는 MICE 시설을 보강해 고부가서비스인 MICE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농산촌 산업도 융복합을 통해 고도화가 추진된다.
농림업의 총체적인 추세는 6차 산업화인 만큼 이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도내 농림업 현장은 일자리 창출의 산업현장일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과 청정브랜드 이미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생활공간이지만 농산촌은 지속적으로 낙후지역이 되고 있다.
농산촌은 단순한 농림업 생산기지에서 생산+가공+서비스의 복합산업(6차 산업)현장으로 변모하는 추세에 부응하는 변신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철원의 농업혁신지구와 춘천권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벨트를 농식품 바이오산업지대로 육성하고 도내 산학연 전문가들로 가칭 강원식품브랜드연구회를 구성해 대표식품 브랜드를 만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동아시아 관광허브 '동해안'
동해안도 동아시아의 관광허브로 육성된다.
삼척에서 고성에 이르는 바다열차 및 해상 레저 여객선 운영을 비롯해 해상·해저체험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등 동해안 관광자원화 방안을 위한 종합 계획이 수립돼 추진될 예정이다.
아울러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건축물의 냉난방 및 온도차 발전을 통한 에너지 생산과 해양심층수의 저온성을 이용한 농수산물 보관 및 생산시설 활용, 해양심층수로부터 리튬, 붕소, 우라늄 등 희귀금속을 생산 및 산업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규모의 해조장 조성으로 대량의 해조류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해조장 조성으로 어족자원을 확보하는 방안이 수립된다.
또 해조류를 바이오플라스틱, 희귀금속 등 신소재 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해조류를 이용한 신산업 창출 및 중․소 제조업 단지를 육성하는 정책도 마련된다.
아울러 스포츠활동 참여율이 점차 증가하고, 수요의 고급화가 진행되는 등 스포츠 관련 경제활동은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전망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되는 강원도는 동계스포츠산업 육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도내 중심산업을 차지한 시멘트, 광공업, 석탄산업을 비롯해 농수산업과 관광업 등은 사회발전과 기술발달의 영향으로 세라믹신소재산업 등으로 새롭게 변신, 강원도가 새로운 중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효자노릇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