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전날까지 측근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 만나 전대 출마 문제를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노 진영의 대안주자로 거론돼온 김부겸 전 의원도 이날 불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당권경쟁은 박지원-문재인 의원의 양강 대결로 재편됐다.
따라서 정 의원이 당 주류인 친노계와 강경파를 아우르는 범친노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그의 하차로 문 의원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노 진영과 호남구주류의 결집으로 박 의원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리고 정동영 상임고문이 진보 시민사회 인사들이 결성한 진보진영의 신당인 ‘국민모임’에 합류를 적극 검토하고 나서면서 당권 향배의 유동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특히 현 시점에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정 고문을 따라 비주류 일부가 탈당을 감행한다면 ‘빅2’는 당 분열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 고문은 25일언론과의 통화에서 “전국에 있는 동지들과 27일 내부 토론을 하고, 다음 주 당내외 원로를 포함한 여러 분들과 상의를 한 뒤 최종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박지원 의원과 문재인 의원 쪽에선 별다른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전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정 고문에 대해 “이른 시일 내 만나 논의하겠다”며 탈당을 만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출마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마이웨이’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의원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하면 재야 원로와 진보세력은 새정치연합에 후보를 양보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면서 “통진당과 연대하면 안 되는데 대권 후보를 꿈꾸는 사람은 통진당이 가진 200만 표가 눈에 아른거려서 어떤 결정을 할지 모른다”며 우회적으로 문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부산에 내려가 공식 일정 없이 조용한 성탄절을 보냈으나 출마 결심을 공개 표명한 만큼 불출마로 태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 의원은 한 측근 의원은 ‘정동영발 신당론’으로 촉발된 분열 책임론에 대해 “당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일축하면서 “문 의원도 별다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