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이 진행 중인 춘천 중도에서 다량의 고인돌무덤이 발견되면서 개발과 보존을 두고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23일 오후 춘천 중도고조선유적지 보존 범국민운동본부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출범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문화지키기 활동에 들어갔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춘천시 상중도 15만1000㎡와 하중도 114만㎡ 등 상하중도 일원 129만1434㎡에 5011억원을 투자해 레고랜드 테마파크와 레고호텔, 콘도, 워터파크, 상가 등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강원도를 비롯한 Merlin, 현대건설, 한국투자증권, 서브원, 엔티피아, 한국고용정보, LTP코리아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엘엘개발주식회사이 시행을 맡는다.
지난 8월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춘천 중도유적지 1차 발굴조사 결과 대형 취락에서 방어용 환호(環壕)가 발굴되고 집터 917기, 비파형동검, 청동도끼, 고인돌무덤(지석묘) 101기, 경작지 등 국내 단일 면적 중 최대 유적이 발굴됐다.
중도유적지에서 신석기, 청동기, 철기, 삼국시대를 관통하는 유적이 확인되면서 역사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학계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중도 유적지에 대한 보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춘천 고조선유적지 보존본부는 중도유적의 주거지 유적과 지석묘 유적을 철저히 보존하고, 중도유적 전체를 국가사적으로 지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현재 발굴된 유적을 볼 때 중도유적지의 경우 행정구역, 주거지역, 공장구역, 경작구역, 무덤구역 등을 별도로 갖춘 고조선시대의 대규모 도시형 마을유적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하중도 주위에 해자가 있고 행정중심지에 방어용 환호가 있어 체계적인 중앙조직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 유일의 최대 고조선 유적지인 중도유적지는 고조선의 역사적 실재성을 입증할 귀중한 유적지가 수익성을 앞세운 외국 투자자본에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는 현실 인식이다.
이날 춘천 고조선유적지 보존본부는 건의문을 통해 "춘천지역의 지석묘는 고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으로 지적석식석묘의 구조면에 있어서 중국 요녕성 우하량 홍산문화 적석총의 구조와 매우 유사 해 그 시원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며 "중도 지석묘군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와 보존 정비를 통한 세계문화유산인 화순. 고창. 강화에 추가 등재(追加登載)를 신청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고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인 집단 거주지역(취락聚落)과 해자시설이 있는 중심구역의 유적은 절대 보존해 고조선사(古朝鮮史)를 복원해야 한다"면서 "춘천지역의 고조선시대의 역사. 문화를 보존하고 연구 교육할 수 있는 고조선박물관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지를 유적과 유물이 비교적 적은 상중도(上中島)나 캠프페이지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엘엘개발주식회사 민건홍 대표는 이날 아침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화재와 레고랜드가 상생할 수 있도록 저희가 역사박물관을 건설해서 박물관 내에 전시하도록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히고 "선사시대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 시설된 도랑인 환호는 레고랜드 내에 환호의 위치를 다 표시하고, 환호 지역 내에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도록 레고 블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고랜드추진단 김광철 기획담당은 "지석묘는 위계성과 방향성을 살리도록 묘역식 지석묘를 이전 복원하고 그 외의 지석묘는 복토 보존 원칙과 전시관 전시대상 등 별도 선별해 이전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환호, 주거지 등은 복토 보존하되 상부에 유적의 성격을 살리는 활용방안 또는 재현방안을 레고랜드 코리아 설계에 반영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춘천 중도고조선유적지 보존 범국민운동본부는 중도 고조선유적지 개발과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은 문화융성국가를 지향하는 정부의 방향성과 맥을 같이 하는 만큼 중도유적지에 대한 연구와 함께 역사성과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