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하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국조에 난기류가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제17대 대통령 당선일과 생일이 겹치는 19일을 하루 앞둔 18일 오후 측근들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송년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만찬에는 당내 비주류로 밀려난 친이(친 이명박)계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좌장격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권성동 김용태 조해진 의원,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권택기 전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만찬 참석 직전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름 같은 이야기”라며 “추정해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여야가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합의한 데 대해서는 “국회에서 할 일 하는 일인데 나한테 물어보면 되느냐”며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국회 출석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찬 자리에서는 최근 친이계 측에서 여당의 국조합의에 대해 정치적 배경을 의심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 등 정치 현안보다는 과거 선거 운동 과정과 당시 각료와 참모진의 근황에 대한 안부 등에 대한 얘기가 주로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찬 메뉴로 미국산 쇠고기 요리가 등장해 이 전 대통령의 집권 초인 2008년 광우병 사태에 대한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날 모임에서 자원외교 국조 등에 대한 대책회의가 있었을 것으로도 추측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증인 출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증인 출석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친박(친 박근혜)계인 홍문종 의원은 “나와서 증언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해결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모를까, 전직 대통령을 국정조사에 자꾸 나오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4대강 사업과 개발 및 환경보전을 병행한 녹색성장 등 자신의 업적을 모은 자서전을 거의 마무리했으며 내년 1월 중 출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