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청 신청사 입지 선정을 위한 과정을 두고 춘천시와 춘천시의회가 격돌했다. 춘천시는 신청사 신축 부지를 결정한 후 시의회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시의회는 발표 전 의견청취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소통행정'을 강조하는 최동용 시장이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원들의 의견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춘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7일 제252회 정례회를 열고 2015년 당초예산안과 기금, 추경예산안의 미진분야를 대상으로 심사했다.
이날 예결특위는 시청 신청사 입지 선정과 관련해 행복도시춘천만들기의 지위와 시의회 의견청취 시기를 두고 시 집행부의 입장을 따져 물었다.
시는 오는 19일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 지역개발분과 제2차 회의를 열어 시청사 신축 부지에 대한 추천을 받을 예정이다. 이어 오는 23일 오후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 전체 회의를 거쳐 연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날 시의회 예결특위에서 시정 자문기구인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의 지위가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박순자 의원(비례대표)은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가 시청사 입지를 결정하는 곳이냐"고 묻고 "신문과 방송을 보면 마치 행복위가 '결정'을 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이것은 옳지 않은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준우 행정국장은 이에 대해 "자문기구가 맞다"고 확인하고 "언론에서 결정을 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일 뿐 최종 입지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최종 입지 선정은 19일 행복위 지역개발분과의 추천을 받아 심사숙고 한 후 연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청사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시기를 두고 크게 부딪혔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찬중(교동·후평1동·후평2동·후평3동·효자3동) 부위원장은 "행복춘천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이 시민들의 대표성이 있는지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청사이전과 관련해 시민의견을 묻고 의회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관련법과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최종 입지 발표 전 이러한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준우 행정국장은 이에 대해 "청사 이전 문제는 수년 전부터 이야기가 있었고 계속 의견들을 수렴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행복춘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시가 연내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것으로, 입지 발표 후 의회 승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입지가 있어야 의회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공방은 시가 신청사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경우 시민들은 최종 결정된 것으로 인식하기 쉽고, 시 집행부 스스로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것인 동시에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가 시청사 신축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한 후 시의회 내 의견청취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시의회가 시 집행부의 다리를 잡는다는 비난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동용 시장의 소통행정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원규 의원(효자1동·효자2동석사동)은 "소통을 강조하는 최동용 시장이 정작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와 소통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작은 일에서는 시민과 소통한다고 하면서 신청사 신축 부지 결정을 두고 시의회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인 만큼 시민과 소통하기를 원한다면 시의회 의견청취를 거친 후 최종 입지를 선정하는 게 옳다"고 꼬집었다.
한편 춘천시청사 신축 예정부지는 현 청사와 구)캠프페이지 두 곳으로 압축된 상태로, 시는 외부기관에 시청사 건립 입지 후보지별 분석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