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을 2년마다 한 차례 인상할 수 있도록 조례에 명문화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민 가계 부담의 대폭 증대가 우려되고 있다.
시는 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심의를 받아 확정·고시한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에 대중교통 운임조정 시기를 조례에 명문화하고, 시내버스 재정지원 기준금액을 산정해 기준금액 대비 총 운영적자 비율이 적정 수준보다 높아지면 요금 인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환승 허용횟수을 현재 5회에서 3회로 줄이는 계획도 공개했다.
시는 그간 3∼4년에 한 번씩 요금 인상이 이뤄져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는데다 요금 인상 조짐이 보일 때마다 시민의 반발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이 같은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출퇴근 시간대에는 요금을 많이 받고, 혼잡하지 않은 지역에서 탑승하는 승객에게는 적게 받는 방식으로 요금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내년 초 대중교통요금을 최대 25% 인상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요금 인상에 대한 시민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뿐 아니라 서울시는 요금 인상 추진 계획을 공개하면서 ‘타요 버스’를 적극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는 이날 ‘지난달 시민과 시 직원 6584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10대 뉴스를 선정한 결과 타요버스 운행(1705표, 9.7%)이 1위로 꼽혔다’고 자화자찬 했다.
전날에는 내년 1월 중순까지 눈동자가 움직이는 ‘루돌프 타요버스’ 26대를 운행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일각에서는 ‘요금 인상에 따른 반발을 막기 위해 외부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보이고 있다.
또한 담뱃값 인상 등에 대해 격렬한 공방을 벌어온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작 ‘시민의 발’인 버스요금 인상 추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결국 서민들에게만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