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신상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의원은 법정 구속이 되기 전 “부당한 짜 맞추기 표적 수사, 물타기 수사에 대해 당당히 맞서 반드시 진실을 밝힐 것”이라며 “물론 외롭고 험한 길이겠지만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 국회의 자존심을 살리고 자유민주주의의 대의를 지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억울함을 호소한 그였지만 이날 무죄 확정 후 첫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에서는 자신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구속 당시 읽은 책인 ‘권력의 조건’을 들고 나와 ‘관용과 인내’를 강조했다.
정두언 의원은 “대통령이 된 링컨은 라이벌들을 설득해서 모두 내각으로 끌어들였지만 차기를 꿈꾸는 그들은 자신의 입장과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링컨이 밤에 주로 한 일은 예고도 없이 장관들 집을 찾아가 저녁을 먹으며 설득하거나 장관의 의견을 받아들인 일”이라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이게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에 링컨이 한 일”이라며 “나중에 그의 라이벌들 모두가 링컨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다. 링컨의 훌륭함을 요약하면 ‘관용과 인내’”라고 밝혔다.
그는 “링컨의 전기를 읽으며 저 자신을 돌아봤다. 비교해 보면 바로 ‘불관용과 불인내’였다”며 “그동안 저 딴에는 용기를 가지고 할 말 하고, 할 일을 한다고 했는데 언론을 비롯해 주변은 늘 그런 저를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서 정말 억울하고 답답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곰곰이 반성해보니 저의 언행에는 늘 경멸과 증오가 깔려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러니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고 자성했다.
또 “그곳에서 지난 날 잘못한 일들이 많이 떠올랐다. 나중에는 내가 여기에서 이러고 있어도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는 제게 성찰의 기회를 준 고난의 시간들이 제게 축복이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살다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보니 그동안 가지고 있던 것들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며 “앞으로 이 귀한 자리를 정말 귀하게 사랑으로 쓸 수 있도록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들의 계속적인 지도편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두언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새누리당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까지도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앞서도 “늘 힘들고, 어렵고, 약한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정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의정활동은 소외계층을 위한 법안 발의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