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및 당 소속 예산결산특위 위원들을 초청해 한 오찬 자리에서 “우리 경제가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소모적인 의혹제기와 논란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여당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셨으면 한다”며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모처럼 국회가 국민에게 큰 선물을 주셨는데 예상치 못한 논란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런 일방적인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하면서 “저는 항상 비리를 척결하고 국민의 삶이 편안해지도록 끝까지 그런 생각으로 일해왔지만 앞으로도 그 생각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당소속 예산결산특위 위원에게 ‘지원’을 요청하면서 “우리 경제가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소모적인 의혹제기와 논란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여당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셨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당부에는 비단 야당의 공세뿐 아니라 새누리당 비주류 일각에서 제기되는 청와대 시스템 개선론을 비롯해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및 비서실장 인책론 등을 잠재우려는 측면도 있어 보이며, 더구나 일명 ‘정윤회 문건’의 내용이 찌라시 이야기로 채워진 만큼 새누리당이 야당의 장단에 놀아나선 안 된다는 취지로 읽히기도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을 처음으로 공개한 세계일보 보도와 이후 언론을 통해 제기된 정씨와 비서관 3인방의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언론 전반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면서 “이런 일방적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인식 때문인 듯 인책론이 거론되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이른바 핵심비서관 3인방의 거취문제는 언급하지 않아 “소모적인 의혹제기와 논란”이라고 명명백백하게 규정한 만큼 책임을 물을 일도 없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박 대통령의 ‘찌라시’ 발언이 검찰의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지난 1일 수석비서관 회의 발언에 이어 재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여 검찰로서는 이를 뒤집는 결론을 내리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