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안을 헌법이 정한 법정시한 내에 처리한 여야가 본격적인 홍보전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내년 정부 예산안(세출 기준)을 당초 정부가 제출한 376조원보다 6천억원 순삭감한 375조4천억원으로 통과 시켰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통해 부수법안 등 합의 처리에 주력했고 오후에 합의문을 발표했다. 전날까지도 처리 기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여야는 개정된 국회법(일명 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을 처리했다.
내년 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시킨 여야가 앞으로 보일 행보는 홍보전이다. 당 차원은 물론,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예산안 확보를 어느 정도 했는지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의 세부 증액 내역을 보면 국회는 예산안 심사과정에 최대쟁점이었던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 누리과정 이관 등에 따른 지방교육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방채 이자액 333억원과 대체사업 4천731억원 등 목적예비비 5천64억원을 편성했다.
보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보육료 3% 인상에 따라 450억원을 지원하고, 보육교사근무환경개선비를 정부안보다 2만원 인상해 월 17만원 지급하고 교사겸직 원장수당(월 7만5천원)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안보다 179억원을 증액, 1천522억원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정책위는 “내년도 예산 심의 결과 민생예산 총72개 과제 2조1,597억원을 증액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경제활성화와 서민과 소외계층을 위한 민생예산의 균형적인 조정을 원칙으로 해 밤낮없이 심의를 통해 최선을 다해 증액을 했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및 방위력 개선 사업예산 대거 삭감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국가하천유지보수 예산 250억원, 평화의댐 치수능력증대 131억원, 경인아라뱃길사업지원 100억원, 수자원공사 지원 80억원 등이 삭감됐고, 방위산업 비리의 여파로 KF-16 전투기성능개량 630억원 등이 큰 폭으로 삭감됐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정책위는 “‘사자방 비리’ 연루사업은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심사했고 대부분의 핵심사업을 삭감했다”고 말했다.
예산안 처리를 마친 여야는 처리 결과 홍보와 함께 곧 있을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 등 현안 처리를 놓고 또다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예산안과 관련해 SNS 등을 통한 홍보전을 강조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어제는 헌정사측면에서 의미있는 날”이라며 “야당의 협조에 대해 감사드리고 5일 남은 정기국회 이후 임시국회는 어떻게 할 것인지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