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꼽히는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문건에 대한 파문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논란과 공무원연금개혁 등 현안이 순식간에 ‘정윤회 게이트’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이 어떤 의도인지 모르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철저한 검찰 수사를 당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의 '정윤회 동향보고' 문건 보도로 시작된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과 관련, "관련 인사들이 이 문제를 검찰에 고소한 만큼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고 신속히 매듭지어 주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도 이를 국기문란에 따른 문건 유출 사건으로 규정하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호재를 만난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윤회 게이트’, ‘십상시(후한말 국정을 농단한 열명의 내시) 게이트’로 명명하며 상설특검과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등 정치 쟁점화를 적극 시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회기가 오는 9일까지인 정기국회가 2일 예산안 처리 이후에 파행 사태를 맞을 우려가 나온다. 정기국회 종료 이후에도 야당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임시국회 소집을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조기 레임덕을 차단하려는 듯 야당에 정치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 보도 문건 때문에 산적한 국정 현안이 미뤄진다거나 국가 리더십을 흔드는 그런시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관련 인사들이 이 문제를 검찰에 고소한 만큼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고 신속히 매듭져 달라”고 주문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이른바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자 모두 협조하는 처지에 있기 때문에 연말 산적한 국정 현안에 여야 모두 협조하면서 정치적 공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 또한 브리핑에서 “야당은 청와대를 그만 흔들고 국가 미래를 위한 일에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윤회씨 등 이른바 비선 실세들의 국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해 상설특별검사 또는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자고 새누리당에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새정치연합은 정씨를 비롯한 비선 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해왔다며 특검과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선실세 몇 명이 국정을 농단한다면 어느 국민이 이 정부를 신뢰하겠느냐”며 “이 문제를 유야무야 넘어가면 박근혜 정부에 대해 그나마 남은 신뢰가 떨어지고 그러면 이 정부는 성공은커녕 최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만만회에서 십상시까지 박근혜 정부 내 비선 실세 라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청와대는 부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는 오히려 대통령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본질을 호도하는 박 대통령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