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일 청와대 문건유출 및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해 “국기문란 행위”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에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도 어떤 의도인지 모르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이런 공직기강의 문란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적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청와대에는 국정과 관련된 여러 사항들뿐 아니라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루머들과 각종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그러나 그것들이 다 현실에 맞는 것도 아니고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그런 사항들을 기초적인 사실확인 조차 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그대로 외부로 유출시킨다면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지고 사회에 갈등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금만 확인해보면 금방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을 관련자들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는 것 같이 보도를 하면서 의혹이 있는 것 같이 몰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이제 선진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는 이런 근거 없는 일로 나라를 흔드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앞서 청와대는 세계일보가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문건을 보도하자 당일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8명 명의로 세계일보 사장과 편집국장, 기자 등 6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박모 경정에 대한 수사도 의뢰한 상태다.
박 대통령은 “이 문제는 하루빨리 밝혀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이 문서 유출을 누가 어떤 의도로 해 이렇게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지에 대해 조속히 밝혀야 한다”며 “검찰은 내용의 진위를 포함해 이 모든 사안에 대해 한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 명명백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될 경우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조치할 것”이라며 “또한 악의적인 중상이 있었다면 그 또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만만회’를 비롯해 근거없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로 국민이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지난 28일 보도되면서 불거진 ‘청와대 비선실세 문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공직기강의 해이가 가져온 청와대 내부문건의 불법적 외부유출로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야당과 일부 언론이 주장하는 ‘정윤회 게이트’는 국정 흔들기를 위한 무책임한 공세로 규정, 철저한 검찰 수사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