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4.11.24 10:35:39
서로 물고 물리는 미묘한 삼각관계 속에 비대위 멤버인 이들 ‘빅3’간 협력과 경쟁의 역학구도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벌써부터 신경전도 가열되는 조짐이다.
정, 박 의원이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잇따라 사실상 당권도전 의지를 밝힌데 이어 그동안 발언을 아껴온 문 의원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전대 출마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발언을 쏟아내 출마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생각을 또 하고 또 하는 건 아니고 생각 자체를 미루고 있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전대 룰을 논의하게 될 12월 중순 전에는 최종 입장을 정리, 전대에 나가게 될 경우 비대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문 의원은 실체 여부와 상관없이 “‘친노 패권주의’ 문제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저에게 있다”며 “‘친노 해체 선언’과 같은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계파정치의 본질적 해소를 위해 대표가 공천권을 쥐락펴락하지 못하는 확실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정 의원은 “무너진 당을 제대로 재건, 수권능력이 있는 야당을 만들 수 있는 후보군 중에 한 사람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내가 헌신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으며, 박 의원도 “출마하려는 비대위원들은 등록일인 내년 1월7일 전에 사퇴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전대에) 나온다면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은 갖고 있다”고 당권 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따라서 이들 세 의원들간의 ‘빅매치’ 구도가 최종 확정된다면 현행대로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을 분리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차기 지도부를 뽑게 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렇게 되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게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치의 양보 없는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범친노·주류의 우산 아래 큰 틀에서 힘을 합쳐온 문, 정 의원의 우호적 협력관계가 당권경쟁의 길목에서 정면경쟁 관계로 전환하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문 의원은 “만약 (전대에) 나선다면 (정, 박 의원) 두 분과 경쟁하는 것도 굉장히 큰 부담”이라며 특히 정 의원에 대해 “지금 와서 경쟁한다는 게 내키지 않는다”며 “당연히 의논하고 (출마) 해야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문 의원은 “다른 분의 결정을 먼저 보고 (출마 여부를 결정)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다”라고 ‘일전’을 예고했으며, 정 의원도 “이제 노무현도 김대중도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를 맞는 새로운 스타일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문 의원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박 의원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이른바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으로 친노와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지만, 일찌감치 모바일 투표 문제에 쐐기를 박은데 이어 비노 쪽에서 대항마 옹립에 끝내 실패할 경우 비노의 구심점을 자임하기 위한 포석으로 연일 당권-대권 분리론의 불씨를 살리며 보다 직접적으로 문 비대위원과 각을 세우고 있다.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론을 놓고 박 의원은 “대권 후보가 당권 후보로 나선다면 다른 대권후보들이 가만히 있겠는가”라며 문 의원에게 불출마 결단을 거듭 촉구하는 등 두 사람간의 장외 공방도 벌어졌으나 문 의원은 이 같은 주장에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정책 발표 및 현장 행보 등을 통해 ‘마이웨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