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기자 | 2014.11.20 09:44:33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르면 내년 초에 자서전을 출간할 것으로 20일 알려지면서 무슨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부터 자서전 집필에 착수해 현재 전체적인 내용 정리를 마치고 퇴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서전의 주요 내용은 재임 시절 국정운영 일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동반 성장, 저탄소 녹색성장, 마이스터고 도입,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핵안보정상회의 개최, 한미 FTA 체결 등에 대한 경험을 기술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공세와 관련해 당시 해당 사업들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다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나 야당 관련 내용은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국정백서에서 못 다한 뒷얘기와 후임 대통령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기 위한 마음으로 정책 조언을 하려는 의도가 들어 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장 사자방 국정조사를 하자며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여당 일각에서도 국조를 검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서전이 출간될 경우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생일이자 김윤옥 여사와의 결혼기념일 및 대선 승리 기념일이 겹치는 다음 달 19일, 대선 캠프 출신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친이계 좌장격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군현 사무총장, 김영우 대변인, 김용태 조해진 의원, 김기현 울산시장,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매년 해온 행사라며 정치적 의미 부여를 부정했지만 사자방 국조에 대한 대책회의 성격이 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흘러나온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자서전을 출간한 바 있다. 지난 1995년에는 현대그룹 재직 당시의 경험을 담은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출간해 스테디셀러를 기록했다.
또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시정 운영을 기록한 ‘온몸으로 부딪쳐라’, 청계천 복원사업 관련 보고서인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등 자서전을 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