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중·일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3국간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다자회의 두 번째 순방국인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 9월 서울에서 한중일 3국 고위관리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머지않은 장래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고, 이를 토대로 한중일 3국 정상회담도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개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이은 제안이다.
또 박 대통령은 “아세안이 보여준 협력증진과 갈등 해소 및 신뢰구축의 모범을 동북아에 적용한 것이 한국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라며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동북아평화협력포럼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형성된 협력의 공감대가 동북아 3국간 협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3국 참가국 정상들에게 북한의 비핵화와 온전한 달성,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동아시아 평화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회원국의 협력 및 정상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및 군 위안부 부정 등 역사 왜곡으로 인해 경색된 한일 관계 뿐 아니라 중일 관계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의 제안에 아베 총리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아베 총리는 13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조기에 열어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한일 양국은 앞서 관계 경색에 큰 영향을 미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외교 국장급 협의를 계속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해 한일 관계 정상화를 예고했다.
이에 더해 박 대통령이 3국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한 것이 3국간 주도권을 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기대된다.
또한 북핵을 비롯한 대북·한반도 문제 대처에 대해 3국간 대화를 긴밀히 하면서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 구사를 차단할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14일 오전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 다자회의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호주 브리즈번에 도착했다. G20 정상회의는 15∼16일 이틀간 열리며,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