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주호영,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이 13일 오후 여·야·정 FTA(자유무역협정)협의체 합의문 발표 브리핑을 위해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 유기준)를 통과한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늦어도 12월2일까지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외통위는 이날 법안심사 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한·호주, 한·캐나다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앞서 새누리당 주호영,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최대 쟁점이었던 축산업계 피해대책을 담은 총 10개항의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에는 축산정책자금 중 농가사료직거래활성화자금과 긴급경영안정자금은 금리를 1.8%로 인하하고, 축사시설현대화자금·조사료생산기반확충자금·가축분뇨처리시설자금·축산경영종합자금은 금리를 2%로 인하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축사지붕 재료 규제 완화를 비롯해 무허가축사 농가와 계약한 축산계열화업체에 대한 3년간 벌칙 유예도 포함됐으며, 도축(도계) 수수료 인하를 전제로 도축(도계)장 전기요금을 2024년까지 20% 인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호주 방문 등을 감안해 조속한 본회의 처리를 요청했으나 야당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주장해 본회의 처리 마지노선을 다음 달 초로 명시하는 선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일본 참의원을 통과한 일·호주 FTA가 먼저 발효되고 우리나라의 비준 및 발효가 지연되면 최대 연평균 4억6천만달러의 수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해온 정부는 이번 비준동의안 통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두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연내에 발효되면 우리가 먼저 호주, 캐나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장도 백 의장과의 브리핑에서 “오늘 합의된 내용은 향후 10년간 3천920억원의 지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준동의안 통과 과정에서 여야 외통의원들은 충분한 검토를 거칠 시간이 부족했다며 처리 절차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여야정 협의체의 합의문이 오후 1시30분에 공식 발표되고 3시께부터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속전속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의원은 “어떻게 법안심사 소위를 시작한 지 30분만에 전체회의를 개최하느냐”며 “국회가 스스로 ‘통법부’를 자인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에서도 적잖은 비판이 제기됐다. 유승민 의원은 “오늘은 그냥 처리해도 한·중 FTA를 처리할 때는 산업자원위와 외교통일위가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할지 고민해서 지금보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 또한 “저희는 충분한 자료를 얻지 못했다. 형식적인 심사밖에 못 했다”면서 “그동안 공청회 한번 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중 FTA 처리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