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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제외한 한·중FTA 30개월만에 전격 타결, 수출 청신호

미국, 유럽연합 이어 세계3대 경제권과 협상타결, 경제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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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정숙기자 |  2014.11.10 14:30:00

한·중 FTA(자유무역협정)가 전격 타결되면서 수출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장예쑤이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양국 외교관 및 관용.공무 여권소지자 비자면제에 관한 협정안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국, 유럽연합 이어 세계3대 경제권인 중국과 협상 타결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에 따르면, 한중 정상회담 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양국 정부는 금년 중 세부사안의 협상을 마무리한 뒤 FTA 협정문안을 작성해 양국 수석대표간 가서명하는데 이어 내년초 관계장관간 정식서명을 거쳐 FTA를 발효하기로 했다.

이번 한중 FTA 타결은 정부가 지난 2012년 5월 1차 협상 이후 30개월에 이뤄진 것으로,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게 되는 등 경제영토를 크게 확장하게 됐다.

특히 ‘13억 인구’라는 거대 내수시장을 지니고 있는 중국과의 이번 타결로 인해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경제활성화 추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내수수출균형 경제 등이 탄력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합의내용을 살펴보면 상품과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 부분에서 한중 FTA가 타결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중국은 처음으로 금융과 통신, 전자상거래를 FTA에 포함했으며 상품의 경우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를 각각 20년내에 관세철폐하기로 했다.

반면 즉시 관세철폐의 경우 수입액 기준으로 중국은 44%, 한국은 52%로 한국이 다소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는 양국 모두 양허제외 됐고, LCD(액정표시장치)의 경우 10년 철폐로 합의됐다.

우리 농민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 농수산물 자유화율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합의됐다. 나머지 초민감품목(수입액 기준 60%)은 양허제외가 30%, 자율관세할당 16%, 관세감축 14% 수준으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 제외하기로 합의했으며, 고추와 마늘 양파 등 국내 주요 양념채소류와 쇠고기·돼지고기·사과·배 등 총 610여개 품목이 양허제외 됐다.

청와대측은 한중 FTA의 실질적타결 의미에 대해 “역대 최대규모인 연간 54억4천만 달러의 관세절감 효과가 생기며 농수산물 개방수준도 역대 FTA 최저”라면서 “중국 내수 소비재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실질적 발효되려면 국회 비준동의 필요 

하지만 한중 FTA가 발효하기 위해선 국내절차로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FTA가 실질적 발효에 이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여야는 이날 한중 FTA 타결과 관련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거대한 중국시장의 문을 열게 됐다며 환영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한중 FTA가 졸속 타결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까지 FTA를 체결함으로써 북미,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FTA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면서 “국토는 작지만 세계경제 영토는 73%나 되는 FTA 강국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은 이번 한중 FTA 효과를 극대화하고, 피해가 예상되는 농축산 분야는 피해를 최소화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철저한 지원 대책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대출 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통해 “무엇보다 쌀을 제외하는 등 향후 피해를 최소화하고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양측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앞으로 거대 시장 중국과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방위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중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인만큼 한중 FTA 타결은 우리 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정상회담에 맞춰 한중 FTA 협상이라는 중대사를 조급하게 타결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우선 한중 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장밋빛 전망이 우려스럽다”며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시장에 대한 수출을 기대하지만, 현지 생산 비중이 높고 정유·화학 업종 역시 관세율이 높지 않고 중국 내 공급과잉인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중 FTA 졸속 타결이 과연 국익을 위한 길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FTA가 타결되면 농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던 우리 농민들의 목소리를 박 대통령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당장 이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중 FTA가 실질적 발효를 완성할 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 3월 박 대통령은 야당의 비협조로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국무회에서 한·캐나다 FTA 서명을 거론하며 “협정 서명 때 캐나다 측에서 ‘이렇게 힘들게 FTA를 서명하지만 한국 국회에서 언제 비준이 될지 우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국회에 대해 걱정할 정도로 국회 상황이 국제사회에 전부 알려져 있고, 그 상황이 우리나라 국익과 외교의 신뢰를 얼마나 떨어뜨리고 있는 것인지 우려스러웠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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