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3일 체육단체 등을 포함한 총 43명의 겸직·영리업무 불가능 여야 의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향후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국회법 개정안 추진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겸직 문제는 국회의원의 또다른 특권의식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때문에 지난 총선과 대선 당시 여야는 앞 다퉈 겸직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담긴 입법화에 이르지 못해 선거용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문수)는 국회법 제29조의 겸직금지 규정을 개정해 공공기관장, 국회의원 체육단체장, 초빙·겸임·객원·외래·특임·명예교수·시간강사 등의 교수직을 포함한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31일 국회법상 겸직금지 조항과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심사를 바탕으로 최종 겸직금지 의원 명단을 확정해 통보했다.
 
명단을 살펴보면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국민생활체육회 회장 불가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스포츠안전재단 이사장직에 대해선 사직권고 결정을 받았다.

같은 당 이병석 의원은 대한야구협회 회장에서 물러나야 하고, 김태환 의원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자리에 대해 사직권고 통보가 내려졌다.

홍문종 의원은 국기원 이사장과 대한하키협회 이사장, 경민학원 이사장 등 총 4개 자리에 대해 사직권고 결정을 받았다.

대한복싱연맹 회장인 장윤석 의원과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이학재 의원도 사직권고 대상에 올랐다.

김재원 의원은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자리에 대해, 강석호 의원은 대한산악구조협회 회장·경상북도 산악연맹 회장·독도사랑 운동본부 총재·벽산장학회 이사장 등 4개 직에 대해 사직권고 처분을 받았다.

100인의 여성체육인 회장을 맡고 있는 이에리사 의원도 사직권고 결정을 받았고, 류지영 박덕흠 박성호 의원도 각각 한국에어로빅체조연맹 회장과 국민생활체육전국검도연합회 회장, 한국대학야구연맹 회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김장실 의원의 경우 국민생활체육회 비상근부회장 불가 결정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생활체육전국궁도연합회 회장을 맡은 양승조 의원과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인 신계륜 의원이 각각 사직권고 처분을 받았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에서, 최재성 의원은 전국유청소년축구연맹 회장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도서관발전재단 이사장인 신기남 의원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장인 안민석 의원도 사직권고를 받았다.

겸직교수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정두언(명지대 객원교수), 안홍준(부산대 의학전문대·인제대 의대), 새정치연합 노웅래(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박기춘(경복대 명예교수) 등 의원 6명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강의만 하도록 결정 내려졌다.

겸직 불가 통보를 받은 의원은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업무에서 손을 떼야 하고, 사직권고 처분을 받은 의원은 이른 시일 안에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해당 의원들은 일단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지난해 7월 국회법 개정 이전에 취임한 것까지 소급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또 여론의 관심이 필요한 단체의 활성화를 위한 단순 봉사직인데도 너무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박도 제기됐다. 
 
일부 의원은 사직권고에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현재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해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