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10시 4분부터 총 35분 동안 '경제 살리기'에 연설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 역시 ‘경제’로 59회 언급했으며 ‘국민’ 31회, ‘안전’ 19회, ‘투자’ 17회, ‘성장’ 15회, ‘노력’ 14회, ‘창조’ 12회, ‘혁신’ 11회, ‘개혁’ 11회, ‘일자리’ 10회 등의 단어들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입장할 때 새누리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환영하며 연설이 끝나고 퇴장할 때까지 총 29번의 박수를 보내 거의 1분마다 한 번씩 박수를 친 셈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당부할 때 여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박수가 터져나왔다.
반면 대다수의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처럼 박 대통령 입장과 퇴장 때 기립만 하고 박수를 함께 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연설 내내 새정치민주연합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박지원 의원 등은 미리 제공된 연설문을 정독하며 박 대통령의 연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새정치연합에서는 김한길 의원과 장인상을 당한 안철수 의원, 입법로비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재윤 의원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본회의장에 착석했다. 지난해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흰 마스크를 쓴 채 참석했던 통합진보당 의원들도 이번 시정연설에는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석해 별다른 소동 없이 연설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본회의장 뒷쪽으로 퇴장하면서 한 줄로 선 새누리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최근 갈등설이 제기된 김무성 대표,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김태호 의원 등과도 악수를 나눴고, 서청원 최고위원과는 지나가다 돌아와 악수했다.
한편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머리를 맞댄 이날 회동 자리에서 애초 공식 발표와는 달리 개헌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확인됐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꽤 시간을 할애해서 개헌 부분에 관한 말씀이 있었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개헌이 경제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면서 “경제에도 골든타임이 있지만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평소 지론인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위원장은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넘기면 개헌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니 논의는 일단 시작돼야 하는 게 아니냐”라는 취지로 개헌 문제의 공론화를 주문하자, 박 대통령은 말없이 듣기만 하면서 미소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개헌과 관련해 언급을 삼간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이 대화 도중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며 농담조로 이야기를 건네자, 박 대통령은 웃으면서 “그러시냐”며 받아넘겼다는 후문이지만 그럼에도 회동 직후 양당 정책위의장 공식브리핑에서 “개헌 이야기가 없었다”고 발표한 것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의 요청 때문이라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가 회동을 마치고 나오면서 ‘개헌은 문 위원장이 내일 많이 이야기할 테니까 오늘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해 가급적 요청한 대로 발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으나 공식브리핑 후 지도부가 야당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일자 사태를 뒤늦게 파악한 문 위원장이 개헌 언급 사실을 공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