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통일에 대해 여사님께서 관심이 상당히 많으셔서…제가 듣기로 북한 아이들 걱정하면서 털모자도 직접 짜시고, 목도리도 짜시고 준비한다고 들었다”며 “북한 아이들에게 그런 마음, 정성, 사랑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여사는 “북한 아이들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겨울 같은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를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짰다. 그래서 북한을 한번 갔다 왔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서 허락해줬으면 좋겠다”고 방북 허가를 요청하자 “언제 한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사실은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 그때 즈음에서 뵙고 싶었는데 사정이 여러 가지 있다 보니 오늘에야 뵙게 됐다”며 “지난 5년 동안 여사님께서 김 대통령님 묘역에 일주일에 2번씩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찾아가 기도하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여사는 “5주기에 화환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박 대통령은 “여사님께서도 이렇게 (박정희 전 대통령 기일에) 조화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을 많이 하셔서 김 대통령님께서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2년 전 찾아뵀을 때 하루속히 통일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하셨던 것을 기억한다”며 “그래서 국민의 통일에 대한 염원을 하나로 모으고 지금부터 차분히 통일 준비를 해 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에서 통일준비위를 출범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그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들이 모이셔 상당히 열정을 갖고 많이 노력해주고 계신데, 김성재 원장님도 사회문화분과위원장을 맡아 좋은 말씀, 많은 역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35주기인 지난 26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박 전 대통령 묘역에 처음으로 추모 화환을 보낸 바 있으며, 이날 박 대통령과 이 여사의 만남에는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이날 접견은 최근 청와대 측이 이 여사 측에 만남을 제안하고, 이 여사가 이를 흔쾌히 수락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초 청와대는 오찬을 계획했지만 일정이 여의치 않아 이날 오후 차를 마시면서 담소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8월 김 전 대통령 5주기 때 (이 여사를) 한번 모시려 했으나, 일정이 빡빡해 모시지 못한 사정이 있었다”며 “이 여사는 국가원로이시며,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도 한번 모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