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방문 때 언급한 ‘개헌’ 한마디에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청 갈등은 확산되는 분위기고, 야당은 이를 계기로 갈등을 부각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여기에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최고위원직을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100일 넘게 순항하던 김무성호에 심각한 내상을 입혔다. 

김무성 대표는 ‘계파는 없다’고 했지만 친박(친박근혜)에서 비박(비박근혜)으로 분류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도 비박계로 분류된다. 또한 둘 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출신이다.

김 대표와 소통이 잘 될 것으로 보였던 김 최고위원의 돌연 사퇴는 김 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23일에 이어 24일에도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하는 데 주력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김 최고위원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의 사퇴가 돌발적으로 이뤄진데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을 비롯해 당정청이 공조해야 하는 시점에 당 내부가 흔들리면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23일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김 최고위원과 만나 사퇴 철회를 설득한 김 대표는 24일 저녁에도 부친상을 당한 이장우 원내대변인 상가에서 김 최고위원과 다시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지금 그만두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개헌과 경제살리기 모두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게 김 최고위원의 소신이라면 당직에서 그 소신을 거듭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 원로인 서청원 최고위원도 김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학생도 아니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친박 중진은 “김 최고위원이 김 대표에 대한 실망감과 경제살리기, 개헌에 대한 소신으로 이 같은 결심을 한 것 같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김무성 체제를 흔들어 얻는 이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오랜 소신인 개헌 문제가 좌절되는 것을 목격한 데 따른 무력감을 표시했고,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며 개헌 발언을 없던 일로 한 것을 언급하면서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현재는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한 지 열흘만에 발언을 한 것은 내 실수고,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있는데 그런 말을 한 것도 잘못”이라고 하면서 서운함이 많이 풀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결국에는 다시 복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김무성 대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김무성호를 다시 순항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