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학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의 월별 대부실적’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미즈사랑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A&P파이낸셜’이 지난 7월 인수한 OK저축은행의 3개월간(7월~9월) 신규대출액은 2300억원으로 인수 전 보다 무려 142배 증가했다.
‘웰컴 크레디라인’이 인수한 웰컴저축은행은 신규대출액이 15배 가량 늘었다. 또 서울지역 저축은행의 대출이율별 이용자 분포 자료를 보면,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은 다른 은행들이 신용도에 따라 다양한 금리대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고금리 신용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취급대출의 99% 이상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인수조건으로 제한한 최고 금리대인 25%~29.9%에 몰려 있어 ‘은행’이라는 이름만 달았을 뿐 사실상 대부업체 시절과 똑같은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이번 국감에서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 영업 현황’ 자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월 기준 저축은행 5곳의 전체 대출 2만7424건 중에서 87%가 연 25%~30%대의 고금리 대출인 것으로 나타난 것. 연 10~15%대 금리는 전체의 7% 수준에 그쳤다.
이학영 의원은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은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저축은행의 본래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부실채권시장 등 서민금융과 관계없는 업무에 주력하거나 과도한 추심을 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 금융당국이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 대부업계 저축은행들의 신규대출액이 크게 늘고 대출금리가 높아진 데는 당국의 금융정책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을 보유한 대부업체에 대해 향후 5년 즉 저축은행 영업허가일로부터 5년 이내에 대부잔액을 40% 이상 줄여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부업을 폐쇄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저축은행업을 영위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라 대부계 은행들은 대환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부업 채무를 저축은행 신규대출을 통해 청산하는 것을 이른다.
A&P파이낸셜 측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대부잔액을 줄이기 위해 대환대출이 늘어나면서 신규대출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A&P파이낸셜 측은 또 “OK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전 영업 건수는 매달 채 80건에도 못 미치는 등 사실상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단순 비교해 증가 수치가 과대해 보이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