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지난 8월 세월호 진상규명 국정조사가 청문회 한 번 못 연 채 성과 없이 막을 내린 만큼 이번 국감을 사실상 무산된 국조를 대체할 ‘2라운드’로 여기고 참사 당시 구조 과정의 문제점과 선박 관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등 이를 둘러싼 오랜 논란이 예상했던 대로 중반 국정감사의 ‘화약고’로 떠올랐다.
특히 여야는 참사와 직접 연관된 부처·기관을 감사한 이날 농해수위 국감에는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포함한 사건 피의자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일반·기관 증인들도 대거 출석, 사실상 국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로 진행됐다.
여야 의원들은 농해수위 국감에서 “세월호 참사는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하고, 정부 재난대응시스템의 허점과 후속 대책 미비를 일제히 질타했다.
특히 새누리당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부 잘못을 감싸지 않는다는 방침 아래 야당 못지않은 예봉을 보이면서 오전 국감은 여야 간 공방보다 국회 대 정부의 구도로 흘렀으나 새누리당은 앞으로 야당이 불필요한 정치 공세에 초점을 맞춘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언제든 대형 충돌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은 “해수부와 해경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일원화된 지휘 체계를 갖고 구조를 하기는커녕 화물 과적과 사고 수습 관련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며 “해수부와 해경 간 공조 부족이 사고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은 “사고 당일 오전 8시 52분에 단원고 학생이 소방방재청에 신고하고 해경은 3자 통화로 8시 58분에 사고를 최초 인지했다고 알려졌으나, 해경은 이보다 3분 먼저 사고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또한 같은 당 황주홍 의원은 “해경이 세월호 사고 50일 전 시행한 특별안전점검에서 세월호는 모든 항목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며 점검 부실을 지적했다.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에서도 최근 발표된 세월호 감사 결과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등 여야 모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지만 온도 차를 보였다. 야당은 감사 결과 자체가 ‘눈치보기 감사’라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감사 결과를 평가하기보다 이에 따른 징계가 엄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중앙재해대책본부장의 상황 설명을 보고받고도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은 더욱 문제로 이 때문에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감사원이 세월호 감사 징계 요구자 50명 중 절반에 대해 주의, 징계 부지정 등 경징계를 하거나 사안 통보, 인사자료 통보만 했다”면서 “감사원이 비위 등을 적발하고도 제대로 징계요청하지 않으면 감사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