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금융회사들이 고객 대출금리 인하에는 인색하면서도 소속 임직원 1만2563명에게 3008억원의 대출을 초저금리인 0~2%를 적용해주고 있어 특혜 논란을 빚고 있다.

10일 민병두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감독원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과 보험회사의 임직원 소액대출 현황자료’에 따르면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보험, 악사손해보험, 에이스아메리카화재해상보험 등 4곳은 직원들에게 0% 금리로 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 금리로 대출하고 있는 곳은 SC은행,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은행과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알리안츠생명, 삼성화재 등 11곳이다.

1.5% 금리로 대출하는 곳은 라이나생명, 2% 금리로 대출하고 있는 곳은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생명, 현대라이프 등 15곳의 보험회사들로 확인됐다.

민병두 의원실은 고객에 대해서는 3% 이상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면서 고객의 돈으로 소속 임직원에 대해서 대출할 때 이 같은 특혜를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는 코픽스(COFIX)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013년에 2.6% 이상인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보다도 낮게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것.

금융사들이 소속 임직원들에게 0~2%의 대출금리가 가능한 이유는 감독규정 미비 탓이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10일 CNB와 통화에서 “은행업감독규정과 보험업감독규정에서는 자회사 임직원 대출 시에는 대출조건이 일반고객과 동일하게 해야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소속 임직원의 대해서는 이러한 조항이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자회사의 직원들에게 대출을 할 경우 고객과 동일한 조건의 금리를 적용하지만 소속 직원인 경우에는 자의적으로 금리를 매긴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대출 특혜가 은행·보험사에서 관행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사 소속 임직원도 일반고객과 동일한 금리를 적용토록 감독규정에 명시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