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정된 시일보다 하루 늦은 7일 단행된 장성 진급 인사에서 취임한 지 불과 1년 밖에 안됐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그롭 회장과 중앙고와 육사 37기 동기동창으로 절친한 관계였던 이 사령관의 교체는 의외였다.
하지만 이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기무사 경험이 없는 인사통인데도 불구하고 기무사령관에 임명될 때부터 뒷말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 박 대통령이 직접 교체를 결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경질’이 아니라 ‘챙기기’라는 관측도 나오는 등 이 전 사령관의 전격 교체에 대한 평가는 군내에서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우선 통상 기무사령관은 1년 반에서 2년 이상 임기를 채운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는 이 사령관이 전임인 장경욱 전 사령관과 마찬가지로 조기 낙마하는 경질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진급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야전 경험이 부족한 이 전 사령관을 제3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보직키로 한 것은 향후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22사단 총기난사 사건과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 최근 일련의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기무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즉 일선 부대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무사가 곪아 터진 병영 악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국방부도 인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무사령관은 최근 군내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적시 적절하게 지휘 조언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감을 느껴왔으며 보직된 지 1년이 경과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기무사령관은 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교체 배경에 대해 “(기무가) 군내 사건·사고와 관련해 기민하게 대처해 지휘관에게 조언을 했다면 그런 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년도 됐고 해서 제가 장관님께 이번 인사에 포함시켜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셀프 경질’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