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비서 등이 4일 밤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을 방문했다.
이들이 북한의 권력서열 2~4위로 꼽힌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환영 의사를 밝혔다. 또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고위급 남북 접촉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반응을 내놓으며 예의주시 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4일 현안브리핑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크게 환영할 일”이라며 “북한은 이번 방문과 아울러 우리정부가 제의한 남북고위급 회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산적한 남북간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권은희 대변인도 “새누리당은 북한 인사들의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환영한다”면서 “오늘 방문이 남북대화의 물고를 뜨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작동을 위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북한 측 인사들의 방문이 막혔던 남북관계를 뚫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가 우선 풀리고 남북 정부당국간의 대화가 정례화 되기 바란다. 더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의 단초까지 마련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 대표인 원유철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방문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최고위급 3인의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이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열어가는 개막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북한의 요청으로 7년 만에 방북한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5년 전 DJ조문사절 이래 최고의 방한 인사들이니 정부도 이 기회를 활용하고 특히 박 대통령의 면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남북교류협력의 길이 트이길 대통령의 통큰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남겼다.
새누리당 북한인권위원장을 지낸 하태경 의원은 CNB와 통화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문서인지 구두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갖고 왔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안 보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교전문가인 심윤조 의원은 CNB와 통화에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북한 스스로 판단 내리고 온 것이니만큼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세 사람이 한꺼번에 내려온 것은 특이한 일이다. 한 사람만 와도 충분히 주목하고 필요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데 셋이 온 것을 꼭 좋은 의미로 봐야 하는지는 조금 생각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사람이 함께 다녀야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세 사람의 얘기에 무게가 실린 것이 증명되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서는 “다리가 조금 불편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며 “통치가 어려울 정도로 와병 중이어서 북한 내부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일이 생겼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이 10·4 선언 7주년이라는 점과 관련해서는 “방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야당에서 제기한 5·24조치 해제 주장에 대해서는 “천안함(폭침) 관련 입장 표명을 한다면 해제 명분으로 삼을 수 있지만 그런 것이 없이 단순한 관계 개선 표명으로는 해제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