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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그림자’ 권노갑 상임고문, 회고록 ‘순명(順命)’ 출간

권노갑 “권력은 ‘권서여무(權逝如霧·권력이란 안개처럼 사라진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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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14.10.02 14:43:41

한국 현대 정치의 산 증인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50년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살면서 느꼈던 정치비사 및 국민의 정부 시절 자신과 관련된 정치적 의혹들을 설명한 회고록 ‘순명(順命)’을 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권 고문이 이번에 집필한 ‘순명’이라는 책 제목은 평생을 DJ의 그림자로 살았지만 김대중 정부 초기 당시 여당 소장파들로부터 2선 후퇴를 요구받고 ‘순명’이란 말을 남기고 물러난 것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권 고문은 지난 1999년 집필한 자서전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는 삶이 아름답다’를 2부로 하고, 국민의 정부 시절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집필한 ‘진실은 하나다’를 1부로 엮어 이 책을 펴냈다.

1부는 김창혁 동아일보 정치전문기자의 풋노트와 함께 ‘권노갑 회고록-순명’이라는 제목으로 동아일보에 부분적으로 연재된 바 있으며, 2부는 권 고문이 ‘국민의 정부’ 시절 자신과 관련된 정치적 의혹과 주변 정치인들에 대한 일화들을 회고록 중 새로 집필한 부분인 ‘진실은 하나다’에서 자세히 풀어내고 있다.

또한 권 고문은 ‘기구한 운명’을 통해 지난 2002년 5월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됐다가 재판을 통해 무죄로 풀려난 일화를 소개했다.

권 고문은 “1999년 실체도 없는 ‘옷로비 사건’이 터진 이후 언론과 야당은 국민의정부를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일본에서 귀국해 활동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로는 각종 게이트사건이 터질 때마다 내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나는 한보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후 불법적인 돈 거래는 일체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권 고문은 “그런데 검찰은 ‘진승현게이트’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나를 구속했고, 재판을 통해 무죄로 풀려났다”며 “국민의정부가 끝나고 참여정부가 시작된 2003년 7월 검찰은 다시 ‘월드컵 휘장사건’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를 흘렸으나 이 역시 재판에서 무죄 처리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고문은 “한달 뒤인 2003년 8월 나는 다시 현대그룹으로부터 200억원, 그리고 3000만 달러를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돼 5년형을 선고받고 옥에 갇히게 됐다”며 “구속되고 풀려나고, 다시 구속되고 풀려나는 일이 되풀이된 내 팔자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적고 있다.

권 고문은 “한보사건 이후 내가 치르는 이 치욕적인 옥살이는 사건의 ‘진실’과는 하등의 연관이 없다”며 “언젠가는 나의 무고함이 밝혀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진실은 하나이지 둘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 고문은 자신이 평생 모셨던 DJ와의 관계에 대해서 “영남 부모를 두었으나 호남에서 태어나 자란 내가 자유와 정의와 평화의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김대중 선생을 모시고 기나 긴 민주화투쟁을 해오면서 평생을 시달렸던 것은 이 땅의 고질적인 지역감정이었다”며 “그것을 극복하고 마침내 김대중 선생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던 일이 내 일생에 가장 보람된 일로 남는다”고 썼다.

그리고 권 고문이 말하는 권력은 ‘권서여무(權逝如霧·권력이란 안개처럼 사라진다)’이라며 출감 후 “권력의 무상함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네. 느끼지요”라며 ‘권서여무’라는 네 글자를 써 보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권 고문은 “따지고 보면 내게 있어 권세는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었다. 평생을 모신 김대중 선생을 대통령에 당선시켜야 한다는 목표는 이 땅의 민주화와 맞물린 것이었기에 내 인생의 중요한 과제였다”고 거듭 밝히면서 평생 좌우명은 ‘정직과 신뢰 그리고 사랑’으로, 이제껏 이 좌우명에서 벗어나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한다고 말하고 있다.

1930년생인 권 고문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목포상고와 동국대를 거쳐 고려대 경영대학원,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리더십 최고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게이오대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그리고 권 고문은 경기대 명예경제학박사, 동국대 명예정치학박사,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명예경제학박사, 제주대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 8월 한국외국어대에서 최고령으로 영어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모교인 동국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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