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내대표는 7ㆍ30 재보선 참패 이후 임시 당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아 당 혁신 작업을 진두지휘했으나 지난달 초 새누리당 출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임시 당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자신의 계획이 강경파를 비롯한 상당수 의원의 반발로 무산되자 탈당 의사를 밝혀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결국 비대위원장직 사퇴와 함께 ‘세월호 특별법 수습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한 뒤 그 결과에 관련없이 사퇴한다’는 당내 전수조사 결과를 명분으로 탈당 의사를 철회하고 당무에 복귀했다.
이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 것이라고 어렵사리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이상돈 교수 영입 문제를 두고 비대위원장직을 포함한 박 원내대표의 당직 사퇴를 요구한 강경파와 진보 성향의 일부 계파의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는 최근 타결된 세월호특별법 제정 협상과 관련해 “진상 규명이 가능한 법을 가능한 한 빨리 제정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끌고 온 협상 과정에서 제가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며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새정치연합은 박 원내대표의 사퇴로 정기국회 기간 원내대표단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놓이게 됐으나, 비상대책위에서 원내대표 인선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박 원내대표와 협상 파트너였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박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한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원내대표가) 사퇴했어요?”라고 반문한 뒤, “난 몰랐다”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에게) 연락 못받았다”며 “걱정이 좀 된다.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문제가 대단히 복잡하다. 얽히고 설켜서. 풀기가 어려운 문제인데 새로운 분(원내대표)이 오셔서 파악해서 손발 맞춰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많이 걱정된다”고 말하면서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또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가 사퇴하기로 한 데 대해 “원내대표라는 것은 영광보다는 어려움을 많이 겪는 자리”라며 “원내대표 임기를 제대로 채운 사람이 별로 없다”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