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30분부터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는 박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면서 “세월호법 협상을 완전히 매듭짓기 위해서는 박 원내대표가 계속 남아서 해줘야 한다”며 만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안산에서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을 면담한 뒤에 한 비상대책위원과 만나 “내일(2일) 아침 8시30분까지 나의 거취 문제에 관한 입장을 전체 의원에게 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면담 전 안산 분향소를 찾은 박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가장 슬픈 법이 너무 슬프게 되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아직 이렇게밖에 힘이 되지 못해서…”라며 “흔들리는 조각배에서 활을 들고 서서 법을 만드는 그런 싸움이었습니다. 그러나 힘 닿는데까지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써 잔류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그리고 협상 카운터파트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도 전날 본회의장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 및 중진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의 ‘유임’을 요청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0월말까지 세월호특별법 과 정부조직법, 유병언법을 처리하기로 한 만큼 원만한 타결을 위해 그동안 해온 사람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맞지 않겠는가”라며 “박 원내대표가 고생도 했고 내용을 잘 알고 있으니 같이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 비대위원인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1일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10월말까지 세월호특별법 처리 문제 등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카운터파트’인 박영선 원내대표의 유임을 ‘요청’했다”며 “저 뿐 아니라 새정치연합 비대위원들에게 일일이 다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 일부에서는 유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박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해온 그룹에서는 여전히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결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강경파는 “그냥 어물쩍 뭉개면서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어린 시선마저 보내고 있다.
박 원내대표에 우호적인 일부 인사들도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빨리 털고 박수 받고 떠나는 게 맞다”고 ‘명예로운 퇴각’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내년 초 차기 당권도전설을 예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