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해외법인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법인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중국법인의 연매출을 살펴보면 2009년 4067억원, 2010년 5247억원, 2011년 7032억원, 2012년 9832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본격적인 1조원 시대를 열어 1조113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전년도 대비 위안화 기준 매출액 12%를 성장 목표로 세웠다.
특히 2015년에는 2조원 시대 진입을 앞둔 1조8000억원이라는 매출 목표를 가지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현지화 마케팅 성공…파이·껌·비스킷·스낵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
오리온은 지난 1993년 북경사무소를 개설했고, 1997년 북경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본격적인 중국 공략을 감행했다. 2002년 상해공장과 2006년 북경 스낵공장을 완공했고 파이, 껌, 비스킷, 스낵으로 이어지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고 있다.
2010년에는 광주 지역에 현지 생산시설을 추가로 완공, 중국 남부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심양 지역에 추가로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생산량을 더욱 늘려나가고 있다.
중국법인의 성공 비결은 품질의 우수성 및 안전성은 물론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이 중국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코파이(好麗友 하우리여우파이)는 중국 초코파이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면서 시장점유율 85%를 넘어섰다. 한국인들에게 정(情)이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지난 2008년 말부터 하우리여우파이(초코파이 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포장지에 仁자를 삽입했다.
이처럼 초코파이에 인성을 불어넣으면서 공감대를 일으키자 무뚝뚝한 중국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엄청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타사와 달리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한꺼번에 여러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기존 제품이 자리 잡은 다음 후속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도 중국 시장 안착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국내에서 고래밥의 주원료는 밀가루이나 중국 고래밥은 감자를 주원료로 한다. 튀김류 등의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원료를 현지화 한 것이다. 해조류 맛, BBQ 맛, 토마토 맛 등의 고래밥 제품라인은 강한 맛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개발됐다.
더욱이 고대 중국 모험가 정화(鄭和)를 모델로 바다의 모험을 재미있게 표현한 광고를 방영해 중국인들의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아울러 ‘예감(薯愿 슈엔)’, ‘오!감자(呀土豆 야투도)’ 등의 감자 스낵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예감은 ‘튀기지 않은 감자칩’이란 차별화된 컨셉으로 급성장하고 있는데, 중국 소비자는 기름진 식감과 강한 맛만 고집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존 감자칩과 확연히 차별화된 깔끔한 맛으로 승부를 봤기 때문이다.
이에 브랜드명도 덜 느끼하고 살찔 염려가 적었으면 한다는 의미로 ‘네 소원을 말해봐’와 ‘감자의 소망’이라는 중의적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29일 CNB와 통화에서 “올해에는 환율이 다른 점을 감안할 때 전년 대비 위안화 기준 매출액 12%를 성장 목표로 설정했다”며 “꾸준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내년에는 1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세로 가다보면 중국 매출 2조원 달성이 앞당겨 질 것”이라고 말했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