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새해 예산안 등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서는 이날 본회의부터 의사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야당 불참시 안건의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며칠만 더 시간을 주면 세월호 유족과 협의를 거쳐 의사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본회의에서 안건을 처리하지 말라고 여당과 정의화 국회의장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정 의장은 협상의 여지를 닫아놓고 있지 않고 야당이 의사일정 복귀 날짜를 공식적으로 못 박아오면 이날 본회의 개최를 며칠 미룰 수 있다는 여지를 보이고 있으며,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의사일정 참여 날짜를 확정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정 의장을 만나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29일 또는 30일 본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 수석부대표가 전했다.
그러나 김 수석부대표는 “그런 (야당의) 주장에 대해 우리가 그 진정성을 어떻게 믿겠느냐”면서 야당이 공식적으로 의사일정 참여 일자를 발표하라고 촉구하는 등 여야가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 의장이 본회의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불러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포함한 마지막 중재를 시도하고는 있으나 새누리당은 안건 상정을, 새정치연합은 본회의 연기를 각각 촉구하는 등 각자의 요구를 들이대며 정 의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회의장이 국민께 약속한 대로 국회법에 따라 반드시 민생 본회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단독 국회를 강행하려는 노력만큼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성의가 있다면 국민과 국회가 편안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정 의장도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불러 중재 노력을 기울였으나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는 “정치적으로 이용만 될 수 있다”며 다소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를 집무실로 불렀으나 박 원내대표만 참석하고 이 원내대표는 오지 않아 정 의장은 이 원내대표와 20분 정도 전화통화만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박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오지 않자 직접 이 원내대표 방으로 찾아가 9분 동안 설전을 벌인 후 헤어졌다.
이어 정 의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잇달아 회동해 국회 의사일정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현재 기류로 볼 때 정 의장이 이날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처리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아 보인다.
정 의장은 야당이 이날 중 의사일정 복귀 일자를 확정하지 않으면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 일자를 다시 정해 야당에 최후 통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