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유엔)기후정상회의에 한국인 3명이 나란히 착석했다. 박근혜 대통령·반기문 유엔사무총장·김용 세계은행 총재다.
제69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유엔기후정상회의 ‘기후재정’ 세션에서 공동의장을 수임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함께 회의를 주재했다.
기후재정 세션은 기후변화 문제해결을 위한 재원 조성의 중요성 및 공공·민간 재원의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각계 최고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영국, 프랑스 등 7개국 정상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브라질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관련 인사 및 국제기구 대표인 반 총장, 김 총재 등이 모습을 보였다.
기후재정 세션은 이번 기후정상회의 오후회의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다. 청와대에 따르면 개회식에서 반 총장과 김 총재가 잇따라 기후재원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조연설을 했다. 이에 따라 세션 개회식에는 공동의장인 박 대통령과 반 총장, 김 총재까지 한국인 출신 3명이 의장단석에 나란히 착석해 주목을 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차원의 도전을 새로운 가치와 시장,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기조연설에서 시장과 기술이 중심이 되는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했는데 이 원칙은 기후재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경제시스템이 저탄소 기후탄력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저탄소 인프라에 대한 민간투자가 확대되고, 이를 통해 저탄소 기술개발과 제품생산이 확산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민간투자에 대한 정부의 촉매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부문이 불확실성 때문에 녹색투자를 망설일 때 시장에 분명하고 일관된 신호를 보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자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정책 중 아시아 국가 최초로 내년 1월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등을 소개하면서 “이런 정책이 민간자본의 녹색투자를 유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 송도에 사무국을 둔 녹색기후기금(GCF)과 관련해서는 “민간의 자본과 창의적 아이디어,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려면 초기자본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의 말을 빌어 “100억 달러 초기자본은 GCF 운용개시를 위한 좋은 출발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도 2015년 신(新)기후체제 타결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5일 새벽이 될 전망이다.